'14가지 이야기' 중 이야기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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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벗님

작성일
2025.02.28 15:34
본문
사랑하는 이여,
이 글을 써야 하나 한참을 망설였다오.
굳이 이렇게 표현하지 않아도, 당신은 이미 알 수 있을 텐데,
슬쩍 내 눈빛만 봐도, 주저 주저하던 내 뒷 모습만 봐도,
당신은 먼저 나의 내면 깊숙히 들어와 말을 건내주었지요.
내 삶은 지난함의 연속이었소.
오르막의 오르막, 비틀비틀 겨우내 한 걸음을 올라서야 하는
그 험난한 여정에서 당신은 내 손을 이끌어주었지요.
당신은 만나지 못했었다면, 나는 얼마나 나아갈 수 있었을까.
아마 몇 걸음도 걷지 못하고 그만 이라며 손을 들었겠지요.
당신이 내게 말했지요.
나는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특출난 재능을 우둔한 사람들이 아직 몰라보고 있는 거라고.
나는 그게 사실이라고 믿소.
아직도 서툴고 가끔 실수를 하기도 하지만,
진흙이 아직 다 씻겨지지 않아서 그런 거라고,
빛나는 시기가 아직 도래하지 않은 것 뿐이라고.
당신에게 답을 하고 싶었소.
간명하게 딱 잘라 말하려 했지요.
'봐, 당신 말이 맞아'.
이 말을 꼭 전해주려 했소.
정말 열심히 살았다오.
당신을 다시 만났을 때 눈길을 피할 순 없으니까,
고개를 들고 당신에게 당당하게 답을 해주어야 하니까.
당신의 말이 아직도 여기 남아 있다오.
간직하며 살았지요.
나를 지치지 않게 응원해준 당신의 그 굳건한 믿음을.
다시 한 번 듣고 싶소.
당신의 사랑스런 목소리, 그 울림.
당신의 포근함에 다시 잠들고 싶소.
// '14가지 이야기'를 써봅시다.
https://damoang.net/writing/3346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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