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exYoda (122.♡.41.190)
2026년 5월 12일 PM 10:58
막연하게나마, 제품기술 연구소에 다니던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서 거창하게 숫자를 붙였습니다.(시리즈란 말이겠죠?) 매번 쓴다 쓴다 하면서 못 쓰다가.. 짧게 짧게 라도 써놔야.. 그나마 글이 될것 같아서요. 누군가에겐 도움이 되고 상식이 되겠지요. ^^
먼저, 이글을 쓰게된 이야기는 현 시대 산업 환경과 경제 환경과 맞닿아 있습니다. 주식 시장과도 연관이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런 상식들이 모여서 주식 투자하시는데, 산업을 분석하시는데, 제품을 분석하시는데 도움 되실거 같아서요. ^^
1. 연구소, 제품개발 연구소, 기술 연구소, 등등에 대한 이해..
저는 연구소하면 하얀 까운입고 둥근 플라스크에 담긴 액체를 삼각 플라스크에 옮겨담다가 펑 터지는 만화장면이 떠오르곤 합니다. 실제, 일반 기업의 연구소는 그런 까운을 거의 입지 않고 그냥 평상복 차림으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 연구라고 하지만, 기업 내부에서는 과제라는 표현을 많이 쓰죠. 무언가 개발을 하는데 필요한 숙제, 문제를 푸는 과정 .. 모 그런 의미입니다. 그런 연구소는 일반적으로 제품개발 연구소와 기술 연구소로 흔히 나눕니다만, 현장에서는 거의 비슷한 급 혹은 담당하는 기술이 제품에 적용되느냐 혹은 제품에 적용되기 위한 원천 기술에 해당하느냐 하는 식으로 나누지만 특별히 구분을 중요하게 생각하진 않는 것 같습니다. 그냥 명칭중에 하나에요. 회사에서 전략적으로 기술이 중요하다고 생각되면 기술 연구소(주로 대기업들이죠), 제품개발이 중요하면 제품개발 연구소(중소기업이 흔히 이렇게 부릅니다.)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2. 제품 개발 연구소... 제품이 탄생하는 곳.
사실, 우리주변에서 연구소라고 이야기하면 대부분 제품개발연구소를 말하지요. 왜 그러냐면, 우리가 만드는 모든 제품은 바로 이 연구소란 곳에서 개발되거든요. 예를 들어, 다이소에서 구매하는 비누곽을 예로 들어볼까요? 비누곽 정도의 제품이라면, 그냥 금형에 넣고 뽑아내면 되겠지만, 최초에 비누곽을 만드는 회사의 입장에서 보면, 비누를 담는 플라스틱 용기를 만들겠다고 한다면, 연구소의 연구원은 먼저 플라스틱의 재질을 생각해보겠죠. 성형이 잘되고, 색재현력이 우수하고, 내구성도 좀 있고, 무엇보다 비누를 놓았을때 비누와 화학작용이 없는 그런 수지를 생각해서 만들겠죠. 그러려면, 우선 시중에서 판매되는 비누의 크기, 무게, 성분들을 알아야 하고..그에 맞게 설계를 하고, 금형을 파서 만들어 낼텐데요.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과제들을 수행하는 사람들이 연구소에서 일하는 연구원들이 하는 일입니다. 제가 말한 위의 고민과 의사결정들을 할수있는 백데이터를 만드는 사람들인거죠. 성형이 잘되고 색재현력이 좋고, 내구성이 있고, 비누와 화학작용이 없는 수지는 어떤게 있고, 시중에 판매되는 비누의 크기, 무게, 성분등은 어떤게 있고, 어떤 제품이 제일 많고, 모 그런 데이터들.. 그런 데이터를 모아서 연구소장, 혹은 대표이사에게 이렇게 만들겠습니다 라고 말하는 일련의 과정을 수행하는 사람들.. 그 사람들의 자료가 잘 만들어질수록, 제품은 좀더 잘 만들어지겠죠. 그러다보니, 제품개발 연구소에는 판매하는 제품들의 데이터가 쌓이게 됩니다. 그 데이터는 단순히, 제품 설계하고, 금형파는 그런 데이터가 아니고, 1세대 제품, 2세대 제품, 3세대 제품등과 같이 세대를 넘어가면서 제품의 완결성이 더해가는 그런 과정의 데이터들이 쌓이게 되죠. 그래서, 제품개발 연구소에는 그런 제품 히스토리가 쌓이면서 제품이 더 좋아지게 되는 거지요. 사실, 제가 너무 간단하게 말했지만, 그 과정은 엄청 복잡하고, 개별 과제들이 서로 교차하면서, 연결되면서 제품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 거의 1년마다 새로운 모델이 나오지요? 1년마다 나오기 위해서는 수백명, 아니 수천명의 연구원들이 땀 흘리면서 그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이지요.
3. 삼성의 소형 가전 중국OEM 전환
사실, 삼성의 소형 가전이 중국으로 넘어간지는 꽤 오래되었습니다. 제 기억으로도 거의 10년이 넘어 20년 가까이 된걸로 기억하는데요. 그러니까.. 중국에서 OEM 제조해서 삼성 마크만 붙여서 판매한다는 이야기지요. 얼마전에 신문 기사로 삼성의 가전 사업부문이 점진적으로 중국 OEM화 될거라고 기사가 나왔는데, 기사 내용은 소형 가전만 말하더라구요. 그러나, 사실은 소형가전만 넘어가진 않을거에요. 이미 냉장고, TV는 중국쪽에서 대부분 부품 생산해서 한국에서 조립만 하는 수준인걸요. 새삼스럽게 뉴스가 되지도 않을 뉴스(?)가 나온 이유는 삼성전자 내부에서 반도체로 발생한 대규모 이익을 이용해 마진 적고, 손 많이 가는 가전 사업들을 하나둘 정리하려고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입니다. 하이닉스의 영업이익율이 70% 정도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정말 화들짝 놀랐습니다. 한국 제조업의 평균 영업이익율이 5% 정도거든요. 그나마 삼성같은 대기업 이야기입니다. 그 밑에 협력사는 2 ~ 3% 수준이에요. 그런데, 삼성의 영업이익율이 50% 정도, 그것도 다른 사업부의 영업이익율이 낮아서 50% 수준인거지, 삼성전자와 합병되기전 삼성 반도체가 있었으면 70% 이상, 80% 이상이 되었을지도 모른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렇게 영업이익율이 높은 부문에만 집중하고, 5%짜리 가전 사업은 점차 줄이려고 한다는게 제 생각이거든요. 모 언젠가 그리 될줄 예상은 했었습니다. 2000년대부터 중국쪽으로 부품 외주화를 하면서 많은 제조기술들이 중국으로 넘어가고, 그러면서 삼성의 가전 기술들이 위협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급기야 TV 부문에서는 중국에 뒤지는 모습이 최근 십년사이에 계속 벌어지고 있지요. 아무리 고급화 전략을 사용한다고 해도 시장규모 자체는 차이가 날수밖에 없습니다. 이걸 부정하면 안되긴 합니다. 우리도 그렇게 일본의 시장을 빼앗아온거고, 이젠 중국에게 빼앗기게 된거죠. 그렇다고, 냉장고를 비롯한 소위 백색가전 부문을 중국쪽으로 넘기면서 생기는 문제들은 좀 생각해볼만한 부분이 있습니다. 우리가 피지컬 AI의 영역이 휴먼노이드나, 생산기반 로봇으로 생각하는데, 실제 휴머노이드이전부터 주욱 이어져야할 피지컬 AI의 영역이 가전 영역이기도 합니다.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TV 등의 가전들이 실제로는 AI와 결합되면서 시장에서 판매될거라 이 기반 시장을 중국에 넘기는게 과연 맞을까 하는 생각은 듭니다. 또 다른 이유는 가전 산업이 갖는 기술의 검증 혹은 활용의 측면입니다. 다들 잘 모르시지만, 냉장고나 에어컨, 세탁기와 같은 가전들의 내부에는 소위 하이테크 기술들의 기반 기술인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냉장고나 에어컨의 온도조절이나 항온항습 기술, 세탁기의 모터 관련 기술은 고대로 방산이나, 반도체 산업에 고도화되어 사용됩니다. 소위, 상온기술이 갖는 의미가 지구상에서 만들어지는 제품들의 기반 기술이기 떄문에 우주가 아닌 지구에서 만들어지는 제조업의 모든 기술에 밑바탕이 되기 떄문입니다. 그래서, 이 기술들이 계속 개발되지 않으면, 상위 기술이 발전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 삼성의 가전사업 철수 혹은 중국 OEM화 하는 것이 소위 기업의 영속성에 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지요.
아..눈이 아파서.. 오늘은 여기까지만..^^
댓글 (7)
-
JJava
05.12 · 116.♡.70.94
-
칼칼쓰뎅
05.12 · 124.♡.49.145
다른 부문간의 결합 같은건 없습니다. ㅎㅎ
하나의 사업부내에서도 각자생존일 지경인데 타 사업부끼리의 협력이라뇨.
외부에서 보면 삼성전자 한 회사인데... 내부는 그렇지못하죠.
- 1
15소년우주표류기
05.12 · 211.♡.39.61
용병에 의해 망한 로마제국과 송나라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듯 합니다.

- 운
운하영웅전설A
05.13 · 118.♡.20.228
미국이 외주화의 결론을 보여주고 있죠.
물론 최첨단 기술들이 몰려있지만, 설마 한국한테 목 매고 다닐 줄은 몰랐을 겁니다.
중국도 계속 때리고 있지만 너무 얽혀있어서 맘처럼 잘 되지도 않죠 ㅎㅎㅎ
그래서 영업이익 안나오는 부분들을 필요없다고 생각해서 버린다는 행위는 멍청한거죠.
철도에서처럼 SRT 같은 알짜만 먹고 나머지(시설관리 등등)는 니들이 해 이런 생각이겠지만
이게 나중에 어찌 돌아올지는 뻔하죠 ㅎ 우리나라처럼 이것저것 다하는게 매우 중요합니다...
-
RRebirth
05.13 · 116.♡.148.34
좋은 글 감사합니다.
다음 글이 기다려집니다~
-
블블루지
05.13 · 219.♡.36.36
작금의 국내기업들이 OEM이 문제다 상황이 아니라 ODM을 얼마나 더 확대하느냐 축소하느냐,
아예 접느냐가 고민 아니였던가요.
중요하게 짚으신 부분, 기술내재화 하는데 R&D 비용 투자하는걸
너무 많은 제품군에서 한해 한해 사업실적에 도움 안되는 예산낭비로 생각하고
그러느니 더 빨리 시장에 내놓고, 원가를 낮춰서, 수익성을 높인다에 집중해온지 너무 시간이 지나버리지 않았나..
피지컬AI, 무인팩토리 등등등 해서 생산비용은 낮출수는 있지만
BOM은 전혀 다른얘기니 제조를 한국으로 다시 가져오기는 쉽지않겠다 싶네요.
무엇보다 대기업일수록 극단적인 효율화추구형 경영을 하니
어느정도의 이익률 나오고 손해만 안나면 이런건 국내생산해야한다는 철학을 가진곳은 없는것 같고
긴 호흡으로 경영을 하는곳이 있나 싶기도 하고..
미국이 제조업 다시 가져온다 난리피고 우리한테 조선소, 배터리공장, 반도체공장 지어줘 한다고 해서
우리나라가 과연 미국을 한심하게 볼 입장인가 싶습니다.
수십년간 숨도안쉬고 미친듯이 미국기업들 경영방식 따라하고 아직도 식스시그마 하는데도있고
어떻게 수익률을 극대화하는지 보고 배워서 따라하면서 커온게 우리나라 대기업들이고
그걸 또 따라하는게 그다음단계 기업들이고..
-
AAlexYoda
→ 블루지 작성자
05.13 · 122.♡.41.190
어이쿠 글에 내공이 철철 묻어납니다. 번데기앞에서 주름잡는게 아닐지.. 댓글이 더 영양가 있어서. 글쓴이의 기분이 매우 영광스럽습니다. 제가 나중에라도 님 댓글 따라 글 쓴다해도 모라하지 않으심 좋겠습니다. ^^ 댓글에 감명받았습니다. ^^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제는 좀 되찾아오는 노력도 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세계의 생산공장이라는 호칭은 안정적이고 고분고분할때 이야기지,
지금의 중국처럼 자원과 생산력을 무기로 삼는 나라에 어울리는 것이 아니니까요.
그리고 줄바꿈 없는 긴 글이지만,
늘 술술 읽힙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