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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참 헷갈렸던 '세계관'이라는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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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포기남 165.♡.229.94
작성일 2024.05.31 10:58
684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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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요약.

'작품 세계의 설정을 표현하는 '세계관'이라는 단어는 잘못된 단어이지만,

다른 사람이 쓸 때에는 알아서 걸러 듣고 있다.'



'세계관'이라는 표현을 요즘 많이 사용하시죠.

보통 영화나 소설, 드라마 같은 창작물에서, 작품 내의 설정들을 '세계관'이라는 표현으로 압축해서 사용합니다.


그런데 저는 처음 세계관이라는 표현을 들었을때 굉장히 헷갈렸습니다.

원래라면, 세계관은 철학 쪽에서 사용하던 용어였던걸로 배웠거든요.


예를들어,

르네상스를 거쳐서 지금의 현대사회의 기반의 된 것은 인본주의(혹은 휴머니즘)이라든지,

르네상스 이전에 주류 철학이었던 유신론 같은 것들이 '세계관'입니다.

또는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이라 풀어 설명할 수도 있겠네요.


누구든간에, 살아가면서 하는 '선택'이라는 행동의 근간에는 그 사람의 세계관이 기반으로 되어있는데요.

후천적으로 학습하는 세계관이라는 것이 최종적인 선택 또는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이라는 내용을 배우고 난 뒤,

세계관이라는 단어를 굉장히 인상깊게 기억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매체에서 작품 설명을 할 때 사용하는 '세계관'이라는 표현이, 사실은 좀 불편하기도 합니다.


조금 검색을 해보니, 지금 '세계관'이라는 표현은 해외에서는 'Universe(유니버스)' 또는 'World setting(세계설정)'으로 표현을 하더군요. (세계관은 Worldview)

최근 MCU로 많이 익숙해진, ~~버스(~verse)라는 접미사의 근원이라 할수 있겠죠.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유니버스라는 외래어나 혹은 세계 설정(또는 작품 세계 설정)이라는 단어조합식 표현보다는,

'세계관'이라는 압축적인 표현이 입에 잘 감겨서 사용하기 시작한게 아닐까 싶습니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잘못된 번역어이지만 계속 사용하다보니,

그냥 그렇게 널리 사용하게된 단어인 것이죠.


그래서 요즘엔 작품 설명할 때 사용하는 '세계관'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아. 그 작품 세계의 설정이 그러하구나라고 한단게 필터링을 거쳐서 듣고 있습니다.

물론 저는 작품 세계의 설정을 표현할 때 세계관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는 않지만요.


뭐.. 찾아보면 이런식의 잘못된 단어 선정이 많겠지만,

짧은 머리로 떠오르는 예시가 이정도라.. 허허.


그럼 즐거운 불금 되시길 바랍니다.

댓글 11 / 1 페이지

NightShooter님의 댓글

작성자 NightShooter (222.♡.157.234)
작성일 05.31 11:03
언어가 마구 변해갑니다.
연식있는 사람들은 기존의 것을 지우고 다시 배워야 하는 세상이 되었어요 ㅎㅎ

포기남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포기남 (165.♡.229.94)
작성일 05.31 11:08
@NightShooter님에게 답글 언어의 변화는 자연스런 현상이지만,
잘못된 표현은 바로 잡는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잘못된 표현이라도 굳어지면 그 나름대로의 위상이 생기겠지만요.

세계관이라는 표현은 여전히 철학쪽에서 유효한 표현이겠지만, 원래의 뜻이 잘못된 사용으로 덮어져 버리는 것도 나름 큰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케이건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케이건 (168.♡.154.90)
작성일 05.31 11:13
@포기남님에게 답글 덮어져 버리는게 아니죠. 두 개의 의미를 가지게 되는 거 아닐까요?
말씀하신 철학에서 사용하는 세계관이라는 단어가 사용이 안되는 거나 다른 단어로 바뀐 것도 아니잖아요.
그냥 동음이의어가 되버린거 아닐까 싶네요

포기남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포기남 (165.♡.229.94)
작성일 05.31 11:36
@케이건님에게 답글 어떤 부분에서는 동음이의어가 되었다고 볼수도 있겠지만,
세계관이라는 단어 자체가 명확한 한자어의 뜻이 있었던 단어이고,
훨신 더 역사도 깊은 뜻이 있었는데,
이게 다른 분야로 넘어오면서 잘못 사용하게 된 것이 굳어져버린 것이라,
살짝 느낌은 다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본문에도 썼듯, 처음에는 제가 많이 헷갈렸는데,
영화나 소설 같은걸 설명할 때 '세계관'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면, '아.. 유니버스'.
철학쪽에서 '세계관'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면 '아 철학적인 세계관' 이라고 알아서 필터를 거쳐서 알아듣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사용하는 단어를 바꾸는건 쉽지 않지만,
그냥 제가 알아서 듣는 것은 비교적 쉬우니까요. 허허.

NightShooter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ightShooter (222.♡.157.234)
작성일 05.31 11:56
@케이건님에게 답글 그냥 쉽게 표현한 겁니다. 저도 연식이 있어서 할 말이 많은 부분이죠.
언어 전공자로서 답답하지만. 이젠 그냥 모든 변화를 다소 쉽게 받아 드리자는 주의입니다.
다소 쉽게지 무조건은 아니다라는 부분이고요.
전공은 아니지만 어쩌다 불어나 스페인어 같은 라틴어 계열을 배우다 보니 느끼는 바가 큽니다.
제 눈에 영어는 매우 천박한 언어거든요.
지중해에서 알프스 산맥을 넘고 도버해협을 건너  아메리카 대륙, 호주, 뉴질랜드, 남아공, 상가폴로 넘어 갔으니까요.
그냥 그런 차원에서 보는 겁니다.

MoonKnight님의 댓글

작성자 MoonKnight (211.♡.144.214)
작성일 05.31 11:06
"다르게 표현하자면, 잘못된 번역어이지만 계속 사용하다보니, 그냥 그렇게 널리 사용하게된 단어인 것이죠."

이런게 사실 너무 많죠
일본식 해석을 그대로 들여와서 사용했기 때문인데

대표적으로 민주주의가 그렇죠

포기남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포기남 (165.♡.229.94)
작성일 05.31 11:10
@MoonKnight님에게 답글 본문에 예를 든, '휴머니즘'이라는 표현도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조금 느낌이 다르게 사용하는 경우가 많죠.
'가슴이 따뜻해지는 휴머니즘 영화' 뭐 이런 표현들이요.

그리고보면 언급하신 일본도 영어 표현을 제 멋대로 들여와서 굳어진게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케이건님의 댓글

작성자 케이건 (168.♡.154.90)
작성일 05.31 11:09
진보와 보수도 그렇지 않나요? 국힘과 민주당이 보수와 진보의 대표인 것 처럼 말하지만..
그 둘이 진짜 진보와 보수인가요?

포기남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포기남 (165.♡.229.94)
작성일 05.31 11:13
@케이건님에게 답글 잘못된 사용도 문제이지만, 원래 있던 단어 뒤에 숨어 정체를 숨기는 것도 옳은 일은 아니지요.

oblivi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oblivi (118.♡.156.190)
작성일 05.31 11:22
작가 개인의 색이 뭍어나는 로우판타지 정도의 작품 위주인 옛날에야 ‘작가의 세계를 보는 관점‘이란 의미의 세계관이 완전 틀린 느낌은 아니었다고 보는데 요즘은 게임부터 프렌차이즈 영화까지 온갖곳에 판타지가 들어간게 거대 산업으로 발전해서 이젠 완전 틀린 단어가 되어버렸죠

포기남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포기남 (165.♡.229.94)
작성일 05.31 11:32
@oblivi님에게 답글 허허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해야할까요.
뒤늦게라도 단어 선정이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차차리 요즘 유행하는 멀티버스가 더 맞는 표현이라고 해야할 정도입니다.

분리수거라는 표현이 분리배출로 제대로 표현하기 시작한게 정말 최근인데,
아직도 분리수거라는 표현이 익숙하신 분들이 많은 걸 보면,
한번 입에 붙은 단어를 교정하기란 역시나 쉽지 않은 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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