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신과 나눈 이야기'라는 책을 들어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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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일부 내용이 소개된 어떤 글을 읽어보고는
흥미가 생겨서 구매해서 읽어봤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총 3권이 국내에 번역서로 출판되었었고,
이왕 사는 거 한 번에 다 읽어보자 싶어서 세 권 모두 샀었습니다.
이 서적에 나오는 내용이 사실인지, 허구인지
그런 건 별로 중요하게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내용 자체는 에세이라는 형식을 띠고 있지만,
어떤 특정할 수 있는 누군가와의 대담이 아니라,
대화를 나눈 상대가 '신'이라고 하니,
이건 증명 자체부터 불가능하잖아요.
신이 진짜 있는지 없는지 판단할 수도 없는데, '그'와의 대화라니요.
개인적으로는 '신'이라는 '존재'에 대해서는 믿질 않습니다.
종교에서는 '믿음'이 중요한데, 여기서부터 탈락이긴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은 '흥미'로 접근하게 되고, '흥미'로 사고하게 됩니다.
만약 '신'이라는 존재와 대화를 나누게 된다면,
그 '신'이라는 존재는 어떻게 화답할 것인가.
이런 '가정' 자체가 상당히 흥미롭긴 하잖아요.
이 책은 그렇게 접근했습니다.
'흥미로운 책', 이렇게 말이죠.
이 책은 상당히 솔깃하고 재미있는 책임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무언가를 설명하고 풀이하는 방식이 상당히 세련되고 간명합니다.
과학적인 상식이나 이론, 개념들이 복합적으로 포함된 것이 분명한데,
이를 이와 관련된 공부를 전혀 하지 않은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아주 쉽게 쓰여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놀랐습니다.
만약, '제가 사이비 종교를 설립한다면 이런 식으로 해봐야겠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사람들이 혹하고 넘어올 수 있게 글을 잘 썼습니다.
한 문단씩을 읽으며, 와, 이건 저 이론이네, 저 개념이네…. 이런 게 느껴지거든요.
과학 다큐멘터리를 가끔 보다 보면, 이런 순간을 접할 때가 있습니다.
'동양 사상의 깊은 정점에 도달했더니, 서양 물리학과 과학의 정수와 연결된다.'
무엇이든 그 끝까지 파고들어 가면 다른 반대쪽 끝과 맞닿아 있다.
혹자들이 말하는 '진리', 이것은 모습과 형상, 형태가 다를지라도 모두 같다.
'본질적으로는 모두 같은 것이고, 하나로 귀결된다.'
이 책 '신과 나눈 이야기'에서 '신'이라는 '존재' 자체를 알 수 없는 이와의 대화,
혹은, 자기주장을 잘 말하는 어떤 이의 에세이 형식이 띈 이 글에서도 이런 게 보입니다.
'본질', 그것을 마주하게 됩니다. 다른 듯 다르지 않은 그 '본질' 말이죠.
몇 줄로 마무리를 하자면,
이 책 '신과 나눈 이야기'는 재미있는 책입니다.
흥미롭고, 수긍되는 부분도 많고, 도발적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독자에게 아무것도 '책임'을 지지는 않습니다.
사이비 교주가 독자들을 꾀는 책이라고 볼 수도 있고,
잘 정립되고 체계화된 천체, 과학, 물리, 화학과 같은 내용들을 개념들을
소화하기 쉽고 단출하게 잘 버무린 비빔밥으로 전해주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고,
혹은, 정말 그의 말처럼 '신'이라는 존재를 만났을 수도 있습니다.
사족을 덧붙이자면, 개인적으로는 그런 '신의 존재'는 믿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믿는 신'이 있다면, '개가 믿는 신'도 있고, '식물이 믿는 신'도 있고,
'박테리아, 바윗덩어리, 행성들이 믿는 신'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정도 전지전능한 존재 정도 되어야 '신'이라고 불리지 않을까요.
그러면 이렇게 전지전능한 존재…. 라고 하면 그건 '자연, 우주'가 아닐까요?
우리 역시 '자연, 우주'의 일부분이었고, 이미 '자연, 우주'의 일부분이니
'우리가, 나와 당신이 모두 신'이 아닐까요?
외부에서 굳이 '어떤 가상의 존재'를 '신'이라고 정의하지 않더라도,
이미 '우리가 신'이고 '내가 신'이고, '당신이 신'이 아닐까요?
작가는 '신과 나눈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글을 썼지만,
결국, '자기 자신과 나눈 이야기'가 아니었을까요?
* 이 글은 소모임 '글쓴당'에 올린 글입니다.
끝.
일단뜯어님의 댓글
신이라기보단 미스테리한 걸 좋아하는데 나이를 먹으면서 이 판타지 부분이 약해지네요
우리집 교주로서 기회가 되면 도전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