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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베스트 여행지] 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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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딜리트 219.♡.26.159
작성일 2024.06.10 18:15
184 조회
4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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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지리산, 너 지리산이여!
- 안치환의 노래


눈보라 몰아치는 저 산하에
떨리는 비명소리는 누구의 원한이랴
죽음의 저산
내 사랑아
피끓는 정열을 묻고
못다 부른 참 세상은 누구의 원한이랴
침묵의 저산
지리산
일어서는 저산
지리산
반란의 고향
푸르른 저능선 저기 분골의
찢겨진 세월의 장은 무엇을 주저하랴
부활의 저산
솟구치는 대지의 거친 숨소리
눈부신 죽음의 하늘 무엇을 주저하랴
투쟁의 저산
지리산
다가오는 저산
지리산
반란의 고향
지리산
살아오는 저산
지리산
반란의 고향



학창시절 술을 마시면 지리산 노래를 부르던 선배가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새내기는 선배가 영웅으로 보이던 시기였지요.
그 선배가 동아리 모임으로 "여름방학 지리산 여행"을 계획했고
멋 모르고 따라 갔다가 죽는 줄 알았습니다.

노고단에 도착했을 때 버스로도 올 수 있다는 사실에 분개하여
선배고 뭐고 죽일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지리산이 그리 추운 줄 몰랐습니다.
천왕봉 산장에서 얼어 죽는 줄 알았고,
쌀이 겁나 무거워서 도중에 산짐승에게 나눠 줄까 고민했습니다.
선배들에게 제 쌀 먼저 안 먹으면 
가장 빠른 길로 내려 가겠다고 협박 아닌 협박도 했습니다. (변명 : 전 지리산이 초행이였습니다.)

내가 여길 왜 왔을까?
차라리 "풍물 전수 받으러 갈 껄~~~" 후회하고 욕하면서 
혹시라도 험한 지리산에 나를 버릴까봐 노심초사하며 꾸역꾸역 올라갔습니다.
2박 3일 일정의 마지막 날
천왕봉에 일출을 봐야 한다며, 추위에 떨고 잠 못 잔 나를 깨우는 동기, 선배의 손모가지를 부러뜨릴까 
잠시 고민했습니다.

줄줄이 사탕처럼, 볏짚에 꿰진 굴비 처럼 천왕봉을 향해 올랐습니다.
3대가 덕을 쌓으면 볼 수 있다는 천왕봉 일출  보았을까요?

못 봤습니다.

그때 그 선배를 정상에서 밀었어야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마음 약한 새내기였습니다.

다음은 아주 평범합니다.

여름비가 많이 내려 계곡물이 불어나
또 죽을 뻔 했구요

하산 후 선배가 사 준 막걸리 마시고 이 고통을 잊었지 말입니다.
참, 술이 웬수입니다.
마지막으로  죽일 수 있는 기회였는데 말입니다.

서울에 도착후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가는데
지하철 안의 사람들이 우리를 흘끔 흘끔 쳐다 봅니다.

이유를 도통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집으로 돌아 온 나는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나의 몸에서는 기괴한 냄새가 나고 있었지요.
10명 가까이 되는 동아리  무리의 냄새는 짐승 본연의 냄새로 지하철 한량을 접수 하고도 
남았던 것입니다. (그 지하철 안에 우리 앙님들은 안계셨을 겁니다.)
우리는 이렇게 서로의 동지가 되었던 겁니다.
냄새 하나로..~~

그 이후 저는 지리산을 또 갑니다.
힘들어서 다음에 쓰겠습니다. 







댓글 22

벗님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벗님 (106.♡.231.242)
작성일 06.10 18:23
흐흐흐, 이거 다음 편은 '여기는 지리산 정상입니다..' 로 시작할 것 같습니다. 흐흐흐. ^^;
재밌게 잘 보고 갑니다. ^^

딜리트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딜리트 (219.♡.26.159)
작성일 06.10 18:26
@벗님님에게 답글 ㅎㅎ 궁금하면 오십원입니다.  샤갈님 오시면 쓸 까 봅니다.  또 죽을 뻔 했거든요.. ㅎㅎ

무명님의 댓글

작성자 무명 (183.♡.3.86)
작성일 06.10 18:26
ㅋㅋㅋㅋㅋㅋ
잼 있습니다. 그 선배 기회를 안 주는군요
후 편 기다립니다.기회 좀 만들어요

딜리트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딜리트 (219.♡.26.159)
작성일 06.10 18:27
@무명님에게 답글 원고료는 50원입니다. ^^

무명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무명 (183.♡.3.86)
작성일 06.10 18:38
@딜리트님에게 답글 알겠습니다

딜리트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딜리트 (219.♡.26.159)
작성일 06.10 18:40
@무명님에게 답글 근데, 버스 안에서도 냄새가 났을텐데. 버스 안 승객들을 기절 시킨 것인지.. ㅎㅎ

무명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무명 (183.♡.3.86)
작성일 06.10 18:41
@딜리트님에게 답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름숲1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여름숲1 (211.♡.21.218)
작성일 06.10 18:34
오오오~~~ 지리산!!
기대됩니다.

딜리트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딜리트 (219.♡.26.159)
작성일 06.10 18:37
@여름숲1님에게 답글 아~~ 지리산 고생한 생각이 먼저 떠오릅니다. ^^

달콤오렌지님의 댓글

작성자 달콤오렌지 (211.♡.200.37)
작성일 06.10 18:39
너무 재밌어요~! 작가님~ 후속편이 기대됩니다~!!!

딜리트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딜리트 (219.♡.26.159)
작성일 06.10 18:42
@달콤오렌지님에게 답글 후속편 별거 없습니다. 또 죽일려고 했습니다. ㅎㅎ 이번에는 2명을 ~~ 동시에..

그저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그저 (112.♡.175.168)
작성일 06.10 19:41
섬진강변을 타고도는 지리산은
엄마품속같은 편안함이있는데 말입니다

딜리트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딜리트 (219.♡.26.159)
작성일 06.10 19:52
@그저님에게 답글 엄마 품속에서 죽는 줄 알았지 말입니다. ^^

베니와준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베니와준 (175.♡.183.194)
작성일 06.10 20:34
재밌는 글이네요 ㅎ 저는 종주는 못해봤는데,, 요즘은 작은 딸아이가 지리산 자락 실상사 작은학교에 다녀서 거의 2주에 한번씩 산내에 내려가는데 산에 오르지 않더라도 그 너른 품에 머물고 있다는 것 자체로 힐링되고 맘이 웅장해져요
안치환 노래도 넘 좋아요 다시 들어봐야겠어요

딜리트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딜리트 (219.♡.26.159)
작성일 06.10 22:12
@베니와준님에게 답글 좋아하는 산이라서 그 후로도 계속 찾게 되었고, 글이야 가벼운 마음으로 썼지만, 당시 비장함도 있었습니다.
선배가 늘 흔들리는 저를 잡아 주었고,  후배 사랑이 조국 사랑이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그 선배는 지금 숲에서  좋아하는 자연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
산은 늘 그 자리에 있는데 제 무릎은 예전과 다르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쿨럭

불곰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불곰 (89.♡.161.69)
작성일 06.10 20:42
지리산 능선 타면서 맞았던 그 바람을 잊지 못합니다. 봉암사 절 스님들한테 빗자루로 얻어맞고 쫓겨나고..내려와 걸친 막걸리 첫 한 사발에 인생을 녹여버렸던 시간들이 저에게도 있었던 지리산.. 후속편 기다리는 눈팅러입니다.ㅎㅎ

딜리트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딜리트 (219.♡.26.159)
작성일 06.10 22:14
@불곰님에게 답글 불곰님 봉암사 스님이 왜 빗자루를~~ 제 얘기보다 그게 더 궁금합니다.

sanga78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sanga78 (173.♡.151.177)
작성일 06.11 12:24
@불곰님에게 답글 앗 저도 궁금합니다. 절에서 무슨 사연이 있으셔서 ....

Java님의 댓글

작성자 Java (116.♡.66.77)
작성일 06.11 00:16
지리산은 실상사가 기억나네요.
평지에 있는 절은 처음 봤어요~

베니와준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베니와준 (180.♡.33.29)
작성일 06.11 08:29
@Java님에게 답글 실상사를 아시는 훌륭한 분이시네요 ㅎ 평지에 있는 천년고찰이고,, 지리산 생태공동체 인드라망의 중심에 있는 절입니다. 딸네미가 실상사 공동체에서 운영하는 대안학교인 작은학교에 다니거든요.. 저도 지난 주에도 갔다가 실상사에서 진행하는 환경영화제 보고 왔어요

소금쥬스님의 댓글

작성자 소금쥬스 (118.♡.226.139)
작성일 06.11 05:31
1990년이었나?
제가 80년대 부터 산에 다녔는데
저는 예비역이었고  1학년 동기 몆이
"형! 지리산 가고 싶은데 형도 같이 갈거지요..."
한겨울이었는데
동기들과 같이 지리산 종주 했었지요...
그대  저는 24살(인가?)인거 같기도 하고
동기(동기 아니네요.. 학번이 달랐으니)들은 20세들..

한겨울 로타리 산장...

이젠 늙어서 글 길게 못 쓰겠네요...

딜리트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딜리트 (219.♡.26.159)
작성일 06.11 16:35
@소금쥬스님에게 답글 저도 한 줄 쓰기 부터 시작 했는 걸요..
글쓰기가 치매예방에 좋다는 말에.. 쿨럭. 쿨럭..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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