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만의 전기면도기 교체 소감 (브라운7 -> 필립스 9000 프레스티지)
페이지 정보
본문
정확히 기억 나지는 않지만 현재 사용중인 [브라운 7시리즈]가 18년쯤 된 것 같습니다.
떨어트려서 일부가 깨진 상태로도 10년은 더 사용한 것 같은데, 징그럽게 고장도 안나고 배터리도 멀쩡하더니 최근에는 1주일 정도 사용하면 빨간불이 들어와서 올타쿠나 하고 교체를 결심했습니다.
모델은 처음부터 필립스 최상위 모델로 정했는데 가장 큰 이유는 브라운은 소음 진동이 너무 커서입니다.
클린징팟이 있는데 너무 시끄러워 층간소음 우려로 주중 사용이 거의 불가하고 그러다 보니 세척액을 몇 번 써보지 못하고 증발해서 교체하는 것도 짜증이 났습니다. 주말에 세척하는걸 깜박하면 일주일을 더 기다려야 해서 저녁에 퇴근하면 돌리기도 했는데 별거 아니지만 꽤 불편했습니다. 그리고 클린징팟이 커서 욕실 거치공간을 넘어서는 것도 감안을 했구요(사진참고), 수염가루 떨어지는 문제도 있긴 한데 저한테는 마이너한 문제였고 브라운7의 절삭력이나 자극 등 다른 불만은 없었습니다.
필립스는 여행/출장용으로 8년쯤 전에 산 필립스 [아쿠아터치] 모델이 있어서 장단점을 알고 있었구요, 필립스 특유의 돌려 문지르며 면도하는 행위는 어색한데 익숙해지니 괜찮아졌고, 절삭력도 브라운7 대비 아쉬움은 있으나 시간을 들이면 큰 차이는 없다고 느꼈기에 어렵지 않게 필립스를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장비병이 심한 편이라 처음부터 9000 시리즈 외에 생각을 안했고 컨넥티드 기능이 들어가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일반 9000을 살지, 잡기능은 없지만 더 고급스럽고 모터 성능이 좋으며 무선충전이 되는 프레스티지 모델을 살지 고민하다가 프레스티지 마이크로 에디션이 헤드가 신형이고 연말 행사도 있어서 이걸로 결정했네요.
일부 극찬하시는 파나소닉은 일제라서 영구 제모를 해준다고 해도 살 생각이 없기에 고려해본적이 없습니다.
그럼 구입기는 이렇게 마치고 사용 소감을 적어보겠습니다.
1. 외관
- 메탈 재질과 그립부의 고무 질감이 엄청 고급스럽습니다. 디자인도 미래지향적이고 내가 세련된 사람이 된 것 같은 자부심을 주네요.
- 프레스티지는 트리머가 내장이 아니라서 필요시 교체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자주 교체하면 체결부가 헐거워지거나 고장날까봐 우려가 되는데 힘으로 꼽고 뽑는 방식이 아니라 다른 방식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다만 저는 트리머는 거의 사용을 안하기 때문에 큰 단점은 아닙니다.
2. 절삭력
- 처음에 면도를 시작하자 마자 와~ 하는 탄성과 함께 깜짝 놀랐습니다. 이건 면도날이 피부에 닿아서 절삭하는 느낌인데, 기존 브라운7 대비 면도날과 피부가 엄청 가깝다는 느낌이 듭니다. 브라운 최신작도 비슷할 수 있는데 아무튼 기술의 발전이 20여년 동안 엄청났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 아침에 푸석한 피부로 건식으로 면도 하는데 적당히 부드러운 느낌이었고, 남은 수염도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브라운으로 늘 힘들었던 입술 부근과 턱 밑부분이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 또 한 번 놀랐네요. 무슨 글라이드 코팅 어쩌고 해서 블로그 리뷰 보면 느낌도 없이 미끄러지는 느낌이라는데 저는 그 정도는 아니고 그냥 다른 면도기들과 비슷했습니다 ㅎㅎ 어쨌든 좀 더 낫겠지만 돈 받고 쓰는 블로그 리뷰의 과장이란 참…
- 오늘은 세수하고 로션을 바른 후에 면도를 해봤는데 저항감이 심해서 이건 아니다 싶네요. 이건 브라운도 마찬가지인데 저는 아침에 세수 안하고 면도하는게 가장 면도 결과물은 좋은 것 같습니다. 아직 이걸로 피부 트러블이 있었던 적은 없습니다.
저는 세수 직후 또는 로션을 바른 후에 면도하면 부드럽게 면도가 안되어 선호하지 않는 편입니다.
- 잘 깎인다고는 하나 그래도 반대편 손으로 얼굴을 구석구석 문지르며 덜 잘린 부분은 수염을 세워 다시 면도하는 저만의 테크닉(?)은 여전히 필요합니다. 그래도 결과물은 브라운7 대비 훨씬 좋네요. 시간이 지나며 면도날이 정착되고 면도 방법도 익숙해지면 더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 절삭력은 개인별 브랜드 호불호가 큰데 저는 다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최고로 치는 날면도가 저에게는 최악인데, 이건 면도가 어려운 굴곡진 턱 주볕, 피부가 거친 입주변과 인중 등이 상처가 자주 나다 보니 이 부분은 면도를 제대로 못하기 때문입니다. 가장 깔끔한 면도는 균등한 면도, 그 다음이 절삭력이라고 생각하기에 저는 날 면도가 최악이고, 전기 면도기는 정성스럽게 하면 날면도 못지 않은 그러면서 매우 균등한 종합적인 결과물을 내어준다고 생각합니다.
- 제가 가진 모델 중 절삭력을 비교하면 필립스 프레스티지 >>> 브라운7 > 필립스 아쿠아터치 이렇게 됩니다만, 어느 하나만 있다면 큰 불만 없이 사용할 것 같습니다. 브라운 최신 플래그십 모델과 비교하면 프레스티지와 비슷하리라 예상이 되네요.
- 건식은 브라운, 습식은 필립스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는 그렇지 않고 비슷하다고 느낍니다.
참고로 저는 습식을 아주 싫어하는데 면도날에 하얗게 묻어 닦아지지 않는 면도거품 흔적 때문입니다. 또한 번거롭기도 하고 면도 거품 때문에 면도가 미흡한 부분을 찾기도 어렵고 씻고 나면 재면도 하는 경우도 생기구요, 습기로 인한 위생도 그렇고 무엇보다 그렇게 번거롭게 면도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ㅎㅎ
3. 기타
- 프레스티지 모델은 무선충전만 지원하므로 출장시 가져가려면 무선충전기를 들고 가야 합니다.
따라서 1-2주 출장까지는 커버 가능하지만 그 이상은 서브 면도기가 있어야 할 갓 같습니다.
- 코털 트리머는 익숙치 않아서인지 전혀 깎이지 않는 느낌이네요. 가위로 다시 깎았습니다;
- 실수로 세수를 먼저 하거나 전날 음주 등으로 피부 컨디션 안좋은 날을 대비해 랩시리즈 일렉트릭 쉐이브 솔루션을 하나 주문했는데 어떨지 모르겠네요. 가격이 비싸서 다음에는 올리브영에서 파는 쉐이브 부스터를 살까도 생각 중입니다.
- 무선 클린징팟은 건조기능이 없어서 싫어하는 분도 계시던데 저는 욕실에 전원선 없이 클린징 가능하고 전자장비가 없어 물세척도 쉽다는 점이 오히려 장점으로 느껴집니다
이상 전기면도기 인생 2막에 대한 사용기를 마칩니다^^
똘이님의 댓글의 댓글
저가형이라도 웬만큼 되어야지 너무 부족하다 느끼신거면 그냥 브라운 쓰시는게 나을거에요. 굳이 적응하고 모험을 할 필요는 없죠.
저도 진동 문제만 아니었으면 브라운 샀을 수도 있습니다.
JJunStyle님의 댓글
전 기존에 날면도기 사용하다가 필립스 S9000 프레스티지 사용했는데 절삭력 문제로 다시 날면도기 사용하다가 이번에 브라운 9 프로 플러스로 넘어와서 사용중인데요
날면도기보단 못하지만 꼼꼼히 잘 해주면 어느정도 날면도기 수준으로 깎이는거 같더라구요
수염이 빨리 자라서 매일 아침마다 면도하는데 날면도기는 피부 트러블도 많이 생기고 쉐이빙젤을 사용해도 스킨 바를 때 따끔따끔해서 브라운 광고에 혹해서 구입해봤어요
똘이님의 댓글의 댓글
필립스는 면도 시간이 더 걸리네요.
대신 시간을 들이면 비슷한 느낌이구요.
제 비교는 거의 20년된 브라운과 최신 플래그십 필립스를 비교한거라 최신 브라운은 훨씬 좋긴 할거에요. 소음/진동만 아니었으면 브라운 샀을겁니다. 물론 필립스에 대한 호기심도 좀 있었구요.
어쨌든 제가 수염이 심하게 나는 편은 아니라 그렇게 뿌리까지 잘라낼 필요 있겠나 정도의 생각이라 민감도가 낮은 것 같기도 합니다.
디방이님의 댓글
똘이님의 댓글의 댓글
전혀 생각을 못했는데 요즘은 어딜 가나 무선충전기가 있으니 그걸 사용하면 되겠네요.
아무리 면도를 길게 해도 2주 이상 사용 가능할 것 같은데, 그 이상 출장 갈 일도 없겠지만, 그럴 상황이 생기면 충전기를 가지고 다니기 보다는 중간중간 무선충전이 가능할때 충전해두면 될 것 같습니다.
오히려 별도의 충전기를 들고다닐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는거네요 ^^
글록님의 댓글
필립스 싼걸 서서 잘 안됐나 싶어서 여쭤봅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