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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어디가니 118.♡.162.79
작성일 2024.08.06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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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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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는 조금 의아했다. 상급 매니저가 자신에게 DM을? 말단 티슈, 그 안에서도 단순 셀에 불과한 자신과 상급 매니저가 업무상 접점이 있을 가능성은 없었다. 그런데 게다가 주관리동으로 출근이라니.

“청색 주관리동.”

Zo는 매니저를 만나기 위해 개인차의 문을 열며 목적지를 뇌까렸다. 차 대시보드에는 KN 마크가 점멸하곤 주행 AI는 목적지 재확인도 없이 “청색 주관리동 제3 주자창으로 이동합니다.”라고 응답했다. 차 시트에 몸을 깊숙이 밀어 넣자 최근 New KN사에서 올해 생산된 차의 주행 프로그램을 대대적으로 업데이트한다는 광고가 떠올랐다. 클로즈업된 유리잔, 그 2/3 가량 채워진 채 미동도 없는 액체, 승객의 낮은 속삭임임, 정적인 공간 속에서 바뀌는 것은 차창의 숲속 풍경뿐이다. 풍경이 변화하는 속도는 차츰 느려지다 위에서 빛이 쏟아지는 작은 광장 같은 곳에서 정지한다. 그리고 암전과 함께

We arrived a little early in the future.

이라는 문구가 뜨며 차문을 여는 소리를 마지막으로 광고가 끝맺었다. Zo는 차가 출발하면서 약간의 충격을 느끼며 ‘역시 KN사는 차보단 광고네.’라고 짤깍이듯 중얼거렸다. 차는 움직이지 시작하자 금세 생활 구역을 벗어나 관리 구역으로 직접 연결되는 전자 도로를 타기 시작했다. 돔 형태의 각 구역은 튜브형 전자 도로로 연결이 되어 있었다. 각 돔에는 태양풍을 비롯한 여러 유해 광자극을 막기 위한 생물학적 코팅이 되어 있었지만 튜브형 전자 도로에는 광학 필터만 있을 뿐이었다. Zo는 날카롭게 박히는 태양광에 잠시 눈살을 찌푸렸다. 곧 시력 감퇴가 더 이상 진행되며 전자안으로 이식하는 것을 고려해자는 공공의의 말이 떠올랐다.. Zo가 “광학 필터 레벨 맥스”라고 말하자 차창은 Zo의 모습을 선명하게 비췄고 그 안에서 Zo의 눈가 주름도 서서히 펴졌다.

댓글 3

벗님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벗님 (106.♡.231.242)
작성일 08.06 17:00
Zo는 미소를 지어보았다. 급격한 움직임이 아니었는데도, 아직은 성능이 부족한 것이지 깊은 주름이 미세하게 떨리다가
슬며시 사라졌다. 다섯 살 정도는 어려진 듯한 모습이었다. 이제는 나이가 몇 인가 하는 그런 따위의 구분은 의미가 없다.
순수하게 태어날 때의 장기와 육신을 그대로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의 비율이 몇이나 될까, 그런 괴짜들도 있긴 하지만,
무언가 의미 있는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라는 건 정말 이게 최선이야 라고 마침표를 찍는 순간까지 이다 보니,
'당신은 몇 살인가요?' 같은 질문은 지난 세기에나 하는 인삿말이었지, 지금도 그런 고전의 인사를 하는 사람이 있던가.

Zo는 성큼 일어나 리드미컬하게 걸음을 옮겼다. 최근에 유행하는 멜로디에 맞춰 움직임을 연출하는 것이라,
무의미하게 발을 내딛는 것보다는 확실히 재미있다. 역시 유행하는 건 이유가 다 있다니까.

뒤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Zo는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저 친구들은 또 새로운 유행을 따르나 보다.
저 엉거주춤한 자세로 도대체 몇 걸음이나 걷는다는 거야? 확실히 낯설다. 신 유행 따라가기란 여전히 숙제이긴 하다. ..

어디가니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어디가니 (210.♡.254.193)
작성일 08.07 08:34
@벗님님에게 답글 Zo가 확실히 생생하게 움직이는 듯하네요. 피드백 고맙습니다.

적운창님의 댓글

작성자 적운창 (42.♡.63.161)
작성일 08.07 10:24
다음 편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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