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과학을 부정하는 사람들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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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알 141.♡.167.159
작성일 2024.08.13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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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글을 일일이 다 읽지는 못하는데, 요즘들어 종종 눈에 띄는 글이 있었습니다. 그분이 주장하는게 제 분야랑 연관이 있는건 아니지만.. 저도 한명의 과학자로서, 즉 엔지니어링 사이언스, 즉 공학기술을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연구하고 있는 엔지니어이자 과학자로서 받아들이기 도무지 불가능한 주장을 하시는 분이 한분 계시더라고요.


본인의 주장을 사실이라 주장하기 위해서 (1) 과학자들은 윤리적인 사람들이 아니다, (2) 윤리적인척 해도 결국은 돈 따라 간다고 주장하면서.. 축적된 과학적 지식을 폄훼하고 본인 주장이 옳다고 하시는 분이 계신데..


저도 잘 모르는 분야라 그분 글 읽다보면 묘하게 설득되는 면도 없잖아 있지만, 결국은 주류과학이 이룩해 놓은 과학적 발견은 다 거짓말이고 돈 많은 기업들의 후원으로 나온 결과들이라서 편향되어 있다, 결국은 본인 말이 옳고 과학적 지식은 거짓이다 라는 주장이더라고요.. 그래서 그분이 무슨 말을 하든, 아무리 맞는 얘기를 하더라도 더이상은 신뢰가 안가는 편견이 생겨버리기도 했고요..


현대과학은 경험적 근거를 기반으로 발달한 학술체계입니다. 그 말은 현대과학을 부정하는 방법은 아주 쉽다는 얘기입니다. 현대과학이 의존하는 경험적 근거에 반대되는 예를 충분히 찾아서 제시하면 끝납니다. 현대과학은 충분한 반례가 발견되는 즉시 그 이론을 폐기할 준비가 되어 있는 아주 유연한 학문이거든요.


그리고 과학자로서 펀딩이 중요한건 사실입니다. 저도 박사과정 학생 고용해서 월급도 주고 등록금도 주고 연구하려면 돈이 필요하니까요. 그런데 과학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가장 크게 기대는 펀딩 소스는 국가과제입니다. 저는 미국에서 연구를 하고 있으니 National Science Foundation (NSF, 미국 과학재단), Department of Energy (DOE, 미국 에너지부), Department of Defense (DOD, 미국 국방부) 등에서 펀딩을 받습니다. 저 뿐만이 아니라 많은 과학자들이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NIH, 미국 국립 보건원) 을 포함한 다양한 국가기관을 통해 펀딩을 받고, 그들이 하는 연구는 국익과 인류에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을 지니고 있지, 특정 회사의 이익을 대표하지 않습니다.


물론 많은 과학자들이 기업의 펀딩을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기업의 펀딩을 받는다고 그 기업의 이익을 대표하는 과학자는 과학자로서 직업윤리가 없는 사람이고, 결국 그게 그 사람의 커리어를 발목잡는 결과로 많이 이어지게 됩니다. 적어도 정상적인 과학자라면 기업의 펀딩을 받더라도 결과를 왜곡한다거나 하는 일은 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그럴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많은 연구자들은 중립적이고 근거를 기반으로 한 연구를 하기 위해서, 그리고 또 본인도 모르게 들어가는 편견이 과학적인 연구를 왜곡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입니다. 그런 노력을 하고 있는 한명의 과학자로서 그분의 과학자에 대한 도가 넘는 폄훼는 굉장히 불쾌하게 느껴집니다.


현대과학은 단순히 과학자들의 윤리성을 공격한다고 해서 쉽게 부정되는 학술체계가 아닙니다. 그만큼 오랜 기간동안 peer review 를 포함한 검증시스템이 잘 발달해 왔고, 결과를 왜곡하거나 조작한 논문들이 적발되면 과학자로서의 커리어는 끝나는 수준으로 가혹하게 매장됩니다. 수의학 쪽에도 우리가 잘 아는 세계적으로 큰 사건도 있었죠.


아무튼 요즘 종종 보이는 그분의 글을 보다가 갑자기 분노게이지가 상승해서.. 두서없는 글을 썼네요.. 저는 Computational science 쪽을 하다보니 디버깅 하며 밤새는 경우가 많은데, 딱 오늘이 그 상황입니다.. 결과 기다리며 다모앙 하다가.. 뭣때문인지 수퍼컴퓨터 CPU-Hour 쳐묵쳐묵 하며 1시간 넘게 잘 돌던 코드가 뻗어버려서 ㅠㅠ 새벽 1시가 넘었으니 이만 퇴근하고 집에나 가야겠습니다 ㅠㅠ

댓글 20 / 1 페이지

이니즈님의 댓글

작성자 이니즈 (119.♡.141.29)
작성일 08.13 15:15
파라메딕이 의사 앞에서 주름잡는다는 투의 발언을 보면서, 과학자 앞에서 의사가 주름잡는다는 말은 그럼 성립하지 않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현대 과학이 실험과 실증을 통해 발달해왔고 의학은 같은 맥락에서 인체를 다루는 과학의 한 분야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분에게는 의학은 과학의 한 갈래가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JessieChe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JessieChe (183.♡.129.157)
작성일 08.13 15:18
@이니즈님에게 답글 살아 계셨군요~ㅎㅎ

이니즈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이니즈 (119.♡.141.29)
작성일 08.13 15:19
@JessieChe님에게 답글 파닥파닥 퍼드득~

이니즈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이니즈 (119.♡.141.29)
작성일 08.13 15:57
@이니즈님에게 답글 급 관심이 동해서 그분의 최근 글 중 하나를 읽어보았습니다. https://damoang.net/free/1483299 과거의 연구 중 식품기업들의 로비로 결과가 조작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를 소개하고 알려진 바와 다르게 저지방(특히 불포화지방) 고탄수화물 식단은 좋지 않고 오히려 포화지방 섭취가 심혈관 질환 사망률을 더 낮춘다는 것입니다.

여기까지는 문제될 것이 없다고 봅니다만, 굳이 사족으로 다른 회원분과 기싸움을 하시는군요.

웃기는 것은 댓글로 남겨진 내용은 고지방 식단이 좋지 않은 것에 대한 쥐 실험 결과였습니다. 이 역시 연구 결과인데 본문의 내용과 댓글 내용은 사실 대척점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양 극단에 위치한 실험으로 보여졌습니다. 본문에서는 15% 수준까지의 포화지방 섭취 증가시 사망 위험률 감소 경향, 댓글은 50% 이상 고지방 식단에 대한 쥐 실험 부정적 결과.
그렇다면 적정 수준의 포화지방을 섭취하되, 너무 고지방은 오히려 좋지 않다는 합리적 결과가 예상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댓글의 내용에 대한 검토와 의견 교환은 보이지 않고, 바로 당신 월급이 어디서 나오는지 알겠다 식의 비아냥이 시작되니 평행선을 달릴 뿐이지요.

제 의견을 정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현대 과학을 부정하시는 것은 아닌 것 같더군요. 그냥 내가 잘 아는 내용 가지고 찍어 누르고 싶다는 욕망으로 상대의 의견에 논리가 아닌 감정으로 먼저 반응하시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우주난민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우주난민 (89.♡.101.196)
작성일 08.13 15:15
어설프게 자신의 경험과 지식의 범위에 한정된 논리적 사고를 하면... 도대체 이해가 안되는데? 말이 안되는데 식의 오류에 빠지기싶죠... 단지 자신이 모르고, 이해를 못하는 건데 사실이 아니라고 믿는...

Java님의 댓글

작성자 Java (116.♡.66.77)
작성일 08.13 15:17
과학 전반을 부정하면?
본인이 살고 있는 세상과 그 기반을 부정하는 것인데요.
일단 인터넷을 어떻게 쓰고 계신지부터 물어야 할 것 같아요.

그러니까 그 분(저는 본 적이 없는) 말이 맞다면?
그 분은 인터넷을 이용하면 안 됩니다. ㅋㅋ

Bcoder™님의 댓글

작성자 Bcoder™ (211.♡.254.20)
작성일 08.13 15:18
날도 더운데 너무 열내지 마세요. 이미 칼세이건이 예측한 불가피한 현상입니다. 사이비 과학의 부작용도 반지성주의에 못지 않죠.

블링블링종현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블링블링종현 (121.♡.105.70)
작성일 08.13 15:21
예전에는 TV로 이제는 유튜브와 카톡 등으로 유사과학이 마구 퍼지면서 상업자본과 결탁하여 어르신들 주머니 돈을 훔쳐가고 이상한 믿음을 심어주는 시대가 됐죠-

제 친구 어머님께서 이런 믿음에 굉장히 빠져 계시는데, '탄산' 마시면 암 걸린다부터 시작해서 별 희한한 소리를 다 하십니다.....주스는 과일이라 괜찮다.....어머님.....주스야말로 당 덩어리이고 혈당 스파이크 하이패스에 과일하고 또 달라요.....ㅠㅠ

송금왕뱅킹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송금왕뱅킹 (61.♡.99.142)
작성일 08.13 15:25

거의 뭐 이 수준들이죠

에스까르고님의 댓글

작성자 에스까르고 (211.♡.189.120)
작성일 08.13 15:28
아마도 지금 퇴근 중이시겠죠.
얼른 푹 쉬시고... 미국쪽도 코로나 상황이 좋지는 않을 것 같은데 조심하십시오.

기후위기님의 댓글

작성자 기후위기 (203.♡.82.5)
작성일 08.13 15:35
과학을 부정하는 대표적인 주제가 기후변화죠

순후추님의 댓글

작성자 순후추 (121.♡.177.89)
작성일 08.13 15:37
그 분들에게 다뫙 컵이 어느 차원으로 가버렸나 물어봅시다ㅜ

선율님의 댓글

작성자 선율 (217.♡.17.209)
작성일 08.13 15:40
과학자가 매장되는 만큼 문과 쪽도 경각심을 가져야 할 거란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헛소리를 하는 건 문과 쪽이 더 많은 것 같은데 그들은 자신들의 권위나 특권, 사익 따위를 추구함에 있어서 아무런 리스크도 가지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연구가나 과학자 분들 항상 존경합니다. 종사하는 분야에서 좋은 결과 있으시길 기원합니다.

일렁이는그림자님의 댓글

작성자 일렁이는그림자 (110.♡.251.99)
작성일 08.13 15:47
글쎄요 기능의학 좋지요. 근데요.
최신 가이드라인에 따라 오늘도 290만명의 환자들에게 이상지질혈증약을
처방·조제하고 있는 의사·약사선생님들과
그걸 이상없이 복용하며 잘 살고 있는 환자들은 다 뭐가 됩니까.

낄끼루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낄끼루 (211.♡.197.26)
작성일 08.13 16:02
예전에 다모앙에 달착륙 음모론 얘기를 하면서 "이건 과학의 문제가 아니라 믿음의 문제다"라는 명언을 남기신 어떤분이 생각나는군요...

곽공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곽공 (121.♡.124.99)
작성일 08.13 16:30
@낄끼루님에게 답글 그래도 달착륙 음모론 정도는 말이 통하는 부분이 있는편이죠....

인공위성도 전부 가짜 라고 하는 사람들 하고 논쟁하는거 보면 말이 안나옵니다...

고약상자님의 댓글

작성자 고약상자 (107.♡.144.11)
작성일 08.13 16:05
저는 카와사키병을 연구하는 팀에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있는 자리에 있습니다. 물론 제 위에 빅보스가 또 있습니다.
다른 분야에 계신 분은 잘 모르실 수 있지만, 이쪽 분야에서는 저희 팀이 글로벌 리딩 그룹이고, 전세계에서 카와사키병 관련해서 연구하시는 분 중에 제 이름 모르시는 분은 아마 없으실 겁니다. 얼굴은 몰라도 제 이름 들어간 논문은 여러편 읽으셨을 겁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가 뭐 노벨상을 받을 만한 사람은 아니어서, '니가 뭘 안다고 그러냐?'라고 하시면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냥 동네 아저씨처럼 삽니다.
제가 제일 싫었던 것은 그런 비과학을 들고 와서 사람들을 옳지 않은 방향으로 이끌어 갈 때, 그걸 못 본 척 하는 것이었습니다. 과학으로 평생을 살아왔던 제 입장에서 이건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느쪽 학설이 옳으냐 수준의 수준 높은 논쟁이 아니라, 논리적으로, 경험적으로, 관찰된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 것을 사실이라고 우기는 것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적어도 이런 것은 안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주에 외계 생명체가 있냐 없냐, 있다면 탄소 베이스냐 황 베이스냐 이런 걸 말씀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다모앙님들께 꼭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이해하기 쉽다고 해서 그게 반드시 사실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검정색 커피를 마시면 피부가 검정색 아이를 낳는다는 것은 쉽게 이해가 되지만 사실은 아닙니다. 어쩌면 과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과학적 지식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그게 어렵다고 해서 이해하기 쉬운 미신을 쫒는 것은 절대 올바른 선택이 아닙니다. 부디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해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그래야 세상이 더욱 건강해 질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달랑님의 댓글

작성자 달랑 (117.♡.14.114)
작성일 08.13 16:11
과학쪽으로 돋보이고 싶은 욕망은 커지는데 머리가 안 따라주면 꼭 이상한 방향-유사과학,유사의학-으로 표출되더군요.
 - 돋보이고 싶어 웃기지도 않는 논문을 내는 생명체도 있죠.

현실에서 대면한다면 “그 나이에 중2병이라니!“라면서 안아라도 줄텐데, 언라인에서는 설득이 불가능하다는게 제 결론입니다.

드레님의 댓글

작성자 드레 (222.♡.235.232)
작성일 08.13 18:35
과학 교과서가 꾸준히 업데이트 되는  것조차 모르는 분들도 많은게 사실이죠.
그렇다고 유사과학에 혹해 지난 1세기 동안 쌓아온 과학을 부정하다니....

포도튀김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포도튀김 (218.♡.73.74)
작성일 08.13 20:17
바보 멍충이를 위해 왜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십니까? 그들은 어짜피 남의 말을 듣지 않습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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