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고양이 (14.♡.156.50)
2026년 5월 22일 PM 10:23
4.3학교 답사 후기 - 1(서울 현충원 베트남참전 장병묘역, 4.3관련 인물 간략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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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학교 답사 후기 - 2(서울 현충원 독립유공자묘역, 가짜 독립운동가들, '일송정은 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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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학교 답사 후기 - 3(서울 현충원 국가유공자 1묘역, 장군 1묘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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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학교 답사 후기 - 4(서울 현충원 장군 1묘역 묘비에서 볼 수 있는 역사왜곡, 김대중대통령과 이희호 여사 묘소, 이승만 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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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학교 답사 후기 - 5(제주도민들을 지키려했던 참 군인 문상길, 손선호 사형터)
https://damoang.net/free/6292305
4.3학교 답사 후기 - 6(남영동 대공분실 1)
https://damoang.net/free/6312822
드디어 7편으로 들어갑니다. 이게 마지막일 줄 알았는데 적다보니 내용이 또 길어서... 8편까지 갑니다.;;
남영동 대공분실 건물(현 민주화운동기념관 M2 건물) 3층입니다.

영화 1987에서도 박처원 치안감과 장세동 안기부장이 만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어제 후기의 댓글에도 적었듯이 남영동 대공분실 뿐만 아니라 남산 안기부, 이문동 안기부, 서빙고 국군보안사령부 등 여러 곳에서 고문과 조작수사가 횡행했지만, 남영동이 그 상징처럼 여겨지고 있고, 이 곳이 그나마 보존이 되어있었습니다.
리모델링 과정에서 박종철 열사가 고문당하셨던 509호를 제외하고 내부 조사실은 상당 부분 훼손되었지만요.


3층 특수조사실이라는 곳에서 구체적인 고문 내용을 볼 수 있어서 초등학생은 관람이 제한되어있다고 해서 긴장하면서 들어갔습니다.
예전에는 이런 공간이 없었기에 처음 보는 광경에 너무 오싹했습니다.

원래는 시신을 염을 하고 관에 넣을 때 시신을 묶으면서 쓰인다는 칠성판을 고문 도구로 활용했는데 그 칠성판이 있었습니다.
이전 글 홍성담 화백의 전시에서도 이 장면에 대한 그림이 있지만 실제 칠성판을 보는 것은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https://damoang.net/free/6311979

각목, 물고문 도구, 전기고문 도구 등이 전시되어 있었고, 벽면에는 고문 장면을 재현하는 영상들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사진에는 찍히지 않았나봐요.
어두운 방에서 고문 재현 영상이 계속 재생되고 있었는데 너무 무서웠어요. ㅠㅠ
각종 고문 방법을 설명해주셨는데... 끔찍한 내용이라 옮기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적습니다. ㅠㅠ
각목이나 방망이로 마구 때려서 벌겋게 부어오른 자리에 볼펜을 살짝 갖다 대기만 해도 자지러질 정도였다고 하구요, 무릎 뒤에 각목을 끼고 짓밟고 구둣발로 으깨는 고문도 있었다고 하구요(얘기만 들어도 제 무릎이 아작나는 것 같아요. ㅠㅠ), 물을 뿌린 멍석에 사람을 말아넣고 구타를 해서 외상 없이 골병 들게 했다는 것, 통닭구이 고문(봉에 사람을 매달아두고 고문)+물고문 등이 있었고, 칠성판에 대한 설명도 적긴 적겠습니다.
칠성판 위에 눕는다는 것 자체가 죽음을 뜻하는데 옷을 모두 벗기고 몸을 결박한 후에 물고문도 하고, 물에 고춧가루를 섞기도 하고, 어떤 날은 짬뽕을 시켜줘서 면만 먹게 하고 국물을 남기게 하고는 그 국물을 가지고 고문을 하기도 했다고 하는데, 물고문 후에 몸이 젖어있는 상태에서 전선을 손가락, 발가락, 심지어 성기에도 감아서 전류를 흘려보내는 짓을 했다고 하는데요. 하아...
그 고통을 어찌 헤아릴 수가 없겠는데 ㅠㅠ 증언에 따르면 피가 싹 마르는 것 같고, 핏줄과 신경이 뒤틀리는 느낌에 온 몸에 오물이 쏟아지는 느낌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설명을 듣는데 저 방에서 나오는 음악소리나 여러 화면에서 나오는 고문 영상이랑 낮은 조도 등 여러 분위기로 인해 잠깐 있었는데도 너무 힘들었습니다. ㅠㅠ
전기고문, 관절뽑기 등은 고문 중에서도 위험한 고문이었고 기술이 있는 사람만 할 수 있는 거였는데 그 중 최고 기술자가 이근안이었습니다. 이 사람의 실제 목소리도 들려주는... 아주 무시무시한 곳이었습니다.
이근안이 출소 후에도 고문이 애국이고, 예술이었다며 반성이 없었고, 죽는 날까지 피해자들에게 사과도 없었다고 비판하시면서, 이근안을 고소하고 고문 피해 사실을 알리려고 노력하신 많은 분들의 노고와 끈기를 기억해야한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고문을 실행하는 자와, 그 모습을 지켜보던 자들이 있었군요.
반면에 반장실이라는 공간도 3층에 있었는데요.

다른 분들이 소파에 앉아계셔서 사진을 못 찍어왔지만, 안락한 소파가 있고 밝고 환하며 향기 자체가 다른 공간이었어요.

이곳의 창문은 시원하게 커다랗더라구요.
이 창을 통해 테니스장을 내려다볼 수도 있었는데, 테니스장도 리모델링 하면서 또 없어졌고 ㅠㅠ 잔디밭에 선이 그어져있는데 그걸 흔적으로 남겨두었다고 하네요.
영화 '1987'에서 박처원이 테니스 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누구는 고문으로 죽어가는데, 누구는 여가로 테니스를 쳤다고 하니 참... 고문기술자들에겐 그저 직장이고 일상을 영유하는 공간이었다는 게 더욱 끔찍하게 느껴집니다.
아래에 공유하는 영상들 중에, 고문 기술자의 딸 생일에는 고문을 안 했고, 잠깐 전화 받는 소리를 들어보면 자식들 위하는 평범한 아빠였다는 얘기가 나오는데요. 당시 고문 경찰들의 광기를 뭘로 설명해야할 지 제가 배움이 짧아서 잘 모르겠습니다. 자기들이 정말로 애국을 했고, 피해자들은 정말 간첩이라고 믿고 했던 것인지, 그저 먹고 살려고 했던 것인지...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 기록으로만 보는 입장에서는 도통 모르겠습니다.

3층에 있던 덕트에 대한 설명을 찍어왔는데 어른거려서 아래와 같이 옮깁니다.
3층 동측에 있는 ITV 기계실 및 ITV 모니터실은 3층과 5층에 있는 피의자 조사실에 설치된 감시용 카메라와 고성능 마이키ㅡ로부터 영상과 음향을 수신하는 곳이자 감시하는 장소다. 1976년 원도면에 수록된 약전평면도(1976년 감시용 영상 및 음향 배선을 표기만 도면)를 살펴보면 지상 3층의 '특수조사실', 'VIP실', 그리고 지상 5층에 있는 18개의 조사실에 설치된 감시카메라의 배선이 모두 지상 3층의 ITV 기계실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감시카메라 장면들이 모여있는 곳이 있었을텐데 현재는 훼손이 되어 볼 수 없어서 이렇게 재현을 해놓으셨다고 해요.

설계도면과 주요 특징을 볼 수 있는 곳도 있었는데요. 4번부터 13번까지는 5층 조사실에서 볼 수 있는 것들입니다.
글씨가 작아서 안 보일 것 같아서 아래와 같이 옮깁니다.
"검은 벽돌의 비밀"은 1976년 설계된 도면에서 출발해, 남영동 대공분실 기록사진집 <검은 벽돌의 기억>을 참조하여 대공분실을 보여주는 미디어입니다. 철저하게 목적에 기반한 설계는 억울하게 연행된 이들의 비참한 경험으로 이어졌습니다.
각 시퀀스의 버튼을 클릭하면, 대공분실의 주요한 특징을 만든 도면과 이미지 그리고 간단한 설명을 볼 수 있습니다.
철문 2. 건물 후면과 연행자 출입구 3. 나선형 계단 4. 5층 조사실 5. 조사실 내부 감시장치 6. 조사실 복도 조광기 7. 조사실 내부 조명 8. 창문 9. 고정된 책걸상, 침대 10. 흡음판 11. 외시경 12. 호수 13. 변기와 세면대, 욕조
이 건물을 설계한 김수근의 제자들은 김수근이 이 곳이 어떻게 쓰일지에 대해 몰랐을 것이라고 스승을 두둔한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구석구석 꼼꼼하게 잘 만들어진 곳이, 어떤 용도의 건물일지 모르고 만들어졌을까요. 관련된 기사 링크를 하나 가져옵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06280900001#ENT
그의 사후 20년이 지난 후에야 이곳이 김수근의 작품임이 알려진 것 자체가 이곳을 설계한 것이 부끄러웠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4층은 박종철열사 고문치사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지는 곳입니다.
예전에 있던 전시물의 일부는 다른 건물로 옮겨진 것 같았는데요. 시간이 없어서 거길 보지 못해서 모르겠고;; 일부 찍어온 것만 보여드립니다.



사망진단서가 아닌 사체검안서입니다.
의사가 남영동 대공분실 509호에 도착했을 때 이미 박종철 열사는 숨진 후였습니다.
박종철 열사의 죽음 이후 6.10 항쟁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관련 자료로 볼 수 있었습니다.

1월 14일 박종철 군 고문으로 사망

사진에 작게 나와서 잘 안 보일 수 있는 내용을 옮겨적겠습니다.
1월 19일 고문경찰관 기소 - 강민창 치안본부장 경찰 조사 결과 발표
1월 16일 동아일보는 박종철 사망 사건을 자세히 다루었고, 17일 의사 오연상의 검안소견서를 추가 보도하였다. 19일 강민창 치안본부장은 물고문 도중 질식사로 인한 사망을 시인했고, 조한경 경위와 강진규 경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었다.
박종철 고문치사 수사일지
1987년 1월 14일 서울대생 박종철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사망
1월 15일 경찰 브리핑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
1월 19일 경찰 자체수사 결과 발표, 고문 사실 시인, 고문경관 강진규, 조한경 구속
1월 20일 서울지검 형사1부 1차 수사, 부장 신창언, 검사 안상수, 박상옥
1월 23일 남영동 대공분실 실황조사 및 참고인(황정웅, 반금곤, 박원택, 유정방) 조사
1월 24일 1차 수사 종결, 강진규, 조한경만 기소
3월 16일 박상옥, 수원지검 여주지청 발령
5월 18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고문 은폐, 축소 사실 폭로
5월 20일 서울지검 2차 수사 착수, 박상옥 파견자료 수사팀 합류
5월 21일 수사 결과 발표, 황정웅, 반금곤, 이정호 고문 가담자로 추가 확인
5월 22일 경찰 상부 은폐, 축소 여부로 수사 확대
5월 27일 대검 중수부로 수사 이관
5월 29일 최종 수사 결과 발표, 박원택, 유정방, 박처원 등 사건 은폐 혐의 기소

전국에서 열렸던, 고문 추방 민주와 평화를 위한 국민대행진 전단지

4.13 호헌조치

5월 18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박종철 사건 진상 조작 폭로
이부영의 편지
1987년 영등포교도소에 복역 중이던 이부영이 박종철 사건으로 함께 수감된 경찰에게 자신들은 진범이 아니라는 호소를 듣고 사건이 은폐 조작된 사실을 적어 김정남에게 보낸 편지. 이 편지들을 기초로 5월 18일 김승훈 신부에 의해 사건이 은폐 조작되었음이 폭로되었다.

5월 27일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국본) 발족

6월 9일 이한열군 최루탄에 피격

6월 10일 고 박종철군 고문살인 은폐 규탄 및 호헌철폐 민주헌법쟁취 국민대회 전단지

7월 9일 고 이한열 군 영결식

많이들 아시겠고 보셨을테지만, 아래에 영상들이 참고하기에 좋을 것 같아서 두겠습니다.
이건 후기 작성하면서 이제서야 보게된 영상인데요.
실제 인물, 영등포교도소에서 이부영의 편지를 받아서 세상에 알리신 교도관 한재동 님에 관한 영상입니다.
바닥에 물이 흥건했다고 알려주신 오연상 의사, 경찰 내에서 배신자로 낙인 찍혔던 국과수 황적준 부검의, 한재동 교도관, 보도지침을 어기고 보도한 기자 등등 많은 분들이 양심을 지켜주신 덕에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고 6.10항쟁으로 민주화도 이룰 수 있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유시민 선생님의 강연도 참 좋아서 가져왔구요.
이것으로 후기 7편은 마치고, 8편에서 남영동 대공분실 4층 일부와 5층 조사실 후기로 돌아오겠습니다. 제발 8편이 마지막이면 좋겠어요.^^;;;
이번에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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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amesvond_k
05.22 · 211.♡.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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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기고양이
→ Jamesvond_k 작성자
05.22 · 223.♡.84.250
네, 대공분실 건물은 예약 후 해설을 들으셔야 한대요.
시간 맞춰서 가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https://www.kdemo.or.kr/board/ntc/ntcDetail.do?idntf_no=t_ntc_001658
이 곳에서 상세내용 참고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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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V426
05.22 · 39.♡.223.199
앞 부분 좀 읽다가 고문 기구 나오는 부분부터 숨 쉬기가 힘들어 공감만 누르고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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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기고양이
→ LV426 작성자
05.22 · 223.♡.85.114
네, 저도 너무 힘들었어서 적을까 말까 고민하다 적었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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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여름숲
05.23 · 223.♡.174.177
저도 존재도 위치도 모르고 있다가 작년 지역도서관에서 하는 길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에서 마지막 과정으로 가게 되었는데
들어서는 순간부터 고문을 하던 실제 공간을 보는 동안 그 서늘한 압박감의 무게가 엄청났습니다.
이후 1호선 전철을 타고 남영을 지날때 역명에 부기하여 민주화운동기념관을 알려주는 게 들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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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기고양이
→ 여름숲 작성자
05.23 · 223.♡.85.240
네, 이런 곳에 개인이 그냥 보러 가는 건 쉽지가 않아요. 저는 잘 알려진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 가기까지도 무척 오랜 시간이 걸렸는 걸요.
각종 프로그램으로 단체관람을 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조금이라도 더 알려지면 좋겠어서 후기 자세히 적고 있습니다.
509호는 여러번 가봐서 덤덤했는데 특수조사실에서 자세한 설명이 나오니 너무 힘들었어요. ㅠㅠ 인간이 얼마나 잔인한 지 참 ㅠㅠ 끔찍한 고통을 겪고 살아남으신 분들께 뭐라 위로의 말씀을 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구요. 그래서 관련 기사랑 다큐랑 보고 있는데 넘 맘이 아프더라구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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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aboda
05.23 · 117.♡.6.214
감사합니다. 현장에서 견학하듯 생생히 전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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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기고양이
→ baboda 작성자
05.23 · 14.♡.156.50
현장에서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지만 제가 찍어온 것 내에서 최대한 자세히 올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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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에서만 20년 넘게살다가 이사왔는데.....위치가 남영역 뒤쪽이고 안쪽에 있어서 모르고 살았군요.
내일 용산에 다시 나갈이이 있어서 한번 들러야 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