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AI와 시작한 물생활 02
HeeyaArborm

Lv.1 HeeyaArborm (115.♡.148.24)

2026년 7월 13일 PM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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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damoang.net/tutorial/17239

1편은 위에서~

쇼핑은 늘 그렇듯, 검색 후 후기와 리뷰를 살피고 최저가 주문입니다.

다만 물생활용품은 생필품이 아니라서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아, 주로 전문쇼핑몰에서 이루어집니다.

저는 제미나이와 수조를 비롯한 용품일습을 리스트로 정리해두었습니다.

개별제품 대부분 큰 쇼핑몰에서도 구할 수 있었지만, 어차피 거기 입점한 전문취급업자들이 합니다.

그래서 배송비를 아낄 겸 한 군데 쇼핑몰에서 전부 주문을 했습니다.

금요일 저녁엔가 주문했는데, 물품 하나를 잘못 골라서 바꿔야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쇼핑몰 사이트에서는 품목 일부취소가 없었습니다.

더 충격적인 건 전체취소도 안되는 거였습니다. 아예 취소메뉴 자체가 없었죠.

하는 수 없이 물건을 정리해서 다시 주문, 결제했습니다.

그리고는 해당 쇼핑몰의 고객응대용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아 문자를 남겼습니다.

게시판에도 같은 내용을 남겼습니다. 처음 거 취소하고 다음 거로 보내달라고요.

카톡채널이 있어서 거기에도 남긴 걸로 기억합니다. 왜냐하면 전화도 안받고 문자답도 없고, 게시판에 답글도 안달렸거든요

불안불안했습니다….

월요일이 되어도 아무런 변화, 그러니까 첫 주문 취소나 따로 연락이 없었습니다.

문제는 월요일에도 전화를 안받는 겁니다.

아니, 전화도 안받고, 문자도 안보고, 카톡채널도 안보고 뭘 한 걸까요?

결국 저에겐 두 박스의 물품이 왔습니다.

정말... 짜증이 나더군요.

뒤늦게 쇼핑몰에서 문자가 와서 문자로 답했습니다.

포장 그대로 반송하겠다고요. 그래서 그렇게 처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마음이 불편했던 건, 반품 안에 수초라는 살아있는 생물이 있었다는 점입니다.

물고기나 새우가 아니라 차라리 다행이다 싶기는 했어요.

우여곡절 끝에 물품을 일괄로 주문해 받은 4월 말 경, 제미나이와 함께 수조를 꾸미기를 시작했습니다.

먼저 수조 뒤에 블랙시트지를 붙였습니다.

깊이감도 생기고 뒷면의 지저분한 전선들도 가려지거든요.

바닥에는 소일을 넣고 그 위에 흑사를 깔았어요.

흑사와 화산석을 미리 물로 씻었는데 힘듭니다....

바닥재를 깔 때 앞으로 최대한 경사를 주었습니다. 정면이 주 관상포인트라서요.

화산석도 넣었습니다. 돌 무게에 감이 없어서 여유있게 시켰더니 많이 왔습니다.

보기 싫지 않은 한에서 최대한 많이 넣었어요.

무무항을 지향하니 여과박테리아가 살 구멍이 많은 게 좋다 싶었으니까요.

후경에는 발리스네리아를 심고, 그 앞에 검정말과 암브리아를 심었습니다.

아직 어린 수초들이었지만 그래도 푸릇푸릇해 봐줄만했습니다.

며칠은 뿌연 백탁이 왔어요.

제미나이가 초반 녹조폭발을 막기위해 조명시간을 아주 타이트하게 잡아야한다고 강조, 또 강조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제미나이가 좀 과장해서 말하는 경향이 있다고 느꼈죠.

당장 큰일 날 것처럼 호들갑 떨 때가 종종 있어서 얘 성격 모르는 사람은 당황할 일이 많겠다 싶었어요.

이 때부터 챗지피티를 동시에 사용해서 의견을 자주 교차검증했습니다.

둘 다 편항적이긴 하지만 그래도 지피티쪽은 호들갑이 훨씬 적어 맘에 들었어요.

그렇게 초반 하루 3시간 조명으로 녹조번성은 잘 방어했습니다.

바닥 깊숙히 깔린 소일은 영양분이 많아 초반에 녹조파티가 잘 되거든요.

각오하고 있었지만 백탁도 금방 가라앉고 녹조도 없이 2주를 무사히 버텨 조명 시간을 길게 늘려주었습니다.

애초에 제가 귀차니즘 그 자체인 인간인지라 조명은 타이머가 있는 걸로 샀습니다.

좋은 것, 비싼 걸로 살 생각은 없었지만 조명만큼은 반드시 자체타이머를 갖춰야한다는 게 제 지론이었습니다.

그래서 전자식타이이머가 있는 적당한 놈으로 골랐습니다. 물론 그래도 매우 저렴한 쪽에 속하는 제품입니다

이 타이머의 장점은 3, 9, 12시간 중에 하나를 고를 수 있고 한번 정해두면 24시간 후 정확히 알아서 켜지고 꺼지는 점이었습니다.

제가 오후 12시에 9시간 타이머를 맞추면 그날 밤 9시에 조명이 꺼집니다.

그리고 다음 날 12시가 되면 지가 알아서 9시간 동안 조명을 켜줍니다.

스마트플러그없이 조명기구 자체가 이렇게 되니 너무 편하더군요.

그런데 이 편한 기능을 초반에는 광량조절 때문에 전혀 사용을 못해 좀 힘들었습니다.

초반 2주 사이에 발리와 검정말, 아마존 프로그비트는 거의 다 녹아 사라졌습니다.

발리는 원래 잎 녹음현상이 있는 수초라고 제미나이가 알려줬는데,

검정말과 프로그비트는 예상 밖이라 좀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인연이다 싶어 놔뒀습니다.

그렇게 3주 가량 물을 잡으며 보냈습니다.

보통 이 기간을 잘 못 견딥니다. 어항이 그럴듯하게 꾸며졌는데 물고기가 없으니 말이죠.

저도 비슷했습니다.

이 시기에 저는 제미나이와 매일 같이 어떤 생물을 넣을까 고민하고 토론하며 버텼습니다.

연애 할 때도 누구랑 이렇게 오래 챗을 안 해본 거 같은데... 거대언어모델 인공지능은 대화의 맛이 있더군요.

누구나 쉽게 빠질만하다 싶었습니다.

정말 하잘 것 없는 고민이나 토론거리도 언제나 성실히 받아서 보통 사람의 한 열 배쯤 분량으로 대답해주니까요. 거기다 아첨은 어찌나 잘하는지... 잘 가려 들어야 합니다....

최초 기준으로 잡았던 어종인 베타는 바로 탈락했습니다.

단독사육이 맘에 걸렸어요. 취미의 과정은 쓸쓸할 지언정, 결과물이 쓸쓸한 광경인 건 별로입니다.

다른 어종이나 생물(새우,달팽이 등)과 합사하는 분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공격성이 강한 어종이라 합사성공 여부는 복불복입니다.

아주 평화로운 성격의 베타가 아닌 이상에야 성공했다해도 평화로운 공존이 아닐 수 있습니다.

별로 넓지도 않은 수조에서 살육이나 갈굼의 현장을 목격하는 건 제 물멍 취지와 어긋나서 아쉽지만 탈락!

두 번째는 허니 드워프 구라미였습니다.

개량이 꽤 되어 노란색의 자그마하고 납작한 타원형 체형의 물고기입니다.

얼굴 아래의 기다란 지느러미를 감각기관처럼 사용하는 모습이 매력적이죠.

이 친구로 거의 마음이 기울었는데,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검토한 부분에서 걸렸습니다.

온라인구매의 경우 허니구라미는 암수구분 없이 옵니다. 사실 개체가 어려서 암수구분이 어려워 이런 거죠.

그런데 이 어종 자체가 영역을 지키려는 습성이 있습니다.

저에게 온 개체가 수컷 두 마리일 경우 본의 아니게 영역다툼이 생기고 패한 쪽은 계속 쫓겨다니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바닥이 각각 25센티의 정사각형에다가 높이도 바닥재 빼면 30cm밖에 안되는 수조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면....

저의 '평화로운 물멍'을 해칠 확률이 있어서 아쉽게도 탈락시켰습니다.

무료 이미지 : 물고기, 수족관, 금붕어, 잉어, 바보 같은, 열대어, 해양 생물학 4143x3107 - - 776145 - 무료  이미지 - PxHere

구피를 비롯한 난태생 송사리는 바로 탈락이었습니다.

꼬물거리는 치어때문에 발 동동 구르고 당근에다 가져가세요~ 글 올리는 게 너무 귀찮습니다.

그런데 또 눈에 보이는 치어들한테 그냥 다 고기밥이 되어버려라, 하고 놔두는 것도 불편하고요.

그래서 번식이 안되는 어종을 고르는 게 저의 기본값이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조건 중 하나는 당연히 소형, 작을 수록 좋다 였습니다.

워낙 작은 수조였으니까요.

그래서 계속 알아보다가 라스보라 브리짓떼로 결정했습니다.

File:Boraras-brigittae-3191524164.jpg - Wikimedia Commons

그런데... 이 녀석은 국내 번식이 잘 안되고 대부분 수입입니다.

남미에서 오는데 수급이 영 시원찮더군요.

저는 아무리 맛집이라도 줄을 서가면서 먹는 사람이 아닙니다.

언제 올지 모르는 물고기 때문에 수조를 계속 비워두는게 맘에 들지 않아서 탈락시켰습니다.

다른 물고기를 알아보다가 수급이 쉽고 반짝이는 그린네온 테트라로 정했습니다.

Paracheirodon simulans - Animalia.bio의 사실, 다이어트, 서식지 및 사진

크기도 아주 작은 종이죠.

사려고 맘에 둔 쇼핑몰에서 그린네온 테트라가 입고되길 기다리며 사쿠라 새우를 먼저 구매했습니다.

사쿠라 새우는 수조에서 흔히 키우는 생이새우 중에 빨간 색을 띄는 새우종입니다.

푸른 빛의 그린네온과의 대비, 흑사와의 조화를 고려해 고른 색이었고, 이 새우 컬러 고르는 것도 꽤 고민해서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결정을 내리고 실행하는 것도 좋지만, 취미는 그 과정도 즐거운 거 같아요.

위의 어종들을 고르고 빈 수조에서 헤엄치는 모습을 상상하는 과정도,

제미나이와 우리 '웅덩이'에 어울릴 어종이 무엇인지를 검색하는 과정도

하나도 빠짐없이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뜻대로 되지 않고 사람 마음은 늘 흔들리더군요...

본격적으로 수조에 생물이 살게 된 이야기는 3편에서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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