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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중년남)의 천국 같았던 휴양기 : 충북 괴산 어딘가 <사진없음-글자만>
HeeyaArborm

Lv.1 HeeyaArborm (115.♡.148.24)

2026년 5월 6일 PM 08:47

조회 1,471 공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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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출발~ 집에서 8시 전에 나왔어요. 

그렇지만 차는 막혔습니다. 당연히 길다란 연휴의 첫날이니까요. 


첫날 먹은 점심은 ‘두남자와 어머니청국장’입니다. 

생선조림과 제육볶음사이에서 갈등하다가(청국장+돌솥밥은 기본!) 제미나이가 단짠조합이 제육이 좋다, 반찬으로 나오는 게장과 제육을 번갈아 먹어보면 어떠냐 해서 제육으로 했습니다. 

여기 제육은 볶은 스타일이라기보다는 국물이 어느 정도 있는 양념에 두툼한 고기를 부드럽게 익힌 스타일입니다. 저는 이런 스타일도 좋아하지만 얇은 고기를 국물없이 볶는 걸 좋아하는 분한텐 불호일수도 있겠어요.

어쨌거나 맛은 좋아요. (왠만하면 늘 맛있게 먹는 사람입니다.)

추천해도 괜찮을 집입니다. 



숙소 도착! 

이전에 한번 온 적 있는 곳이라 익숙합니다.

제일 맘에 드는 것은 TV와 침실의 완벽한 분리.

여차하면 TV보다 잠들 수도 있고, 일찍 잘 거면 침실에서 잘 수 있어서 좋아요.

또 다른 것은 드롱기 캡슐커피머신과 정수기.

쌀도 제공해주시지만 밥을 해먹지 않아서 패스~

세탁기와 세제도 있지만 필요 없어서 패스~ (일 줄 알았는데….)



어째서일까요?

저의 모든 여행의 귀결은 바베큐입니다.

숯불에 다양한 종류의 고기를 구워먹습니다. 

첫날 주인공은 트레이더스에서 심혈을 다해 구해온 호주 와규 윗등심.

오후 6시부터 준비해서 먹습니다.

고기는 새송이 버섯과 얇게 썬 감자를 구워서 곁들여 먹습니다. 

와인은 바베큐를 준비하면서 반 병, 고기를 먹으며 반 병 이상.

저녁에 꼭 한 병이상 먹습니다.

그렇지만 이 정도만 먹는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운전할 일이 없으면 내내 술을 먹지요.

영화 <어나더 라운드>의 주장을 휴가내내 실천하려고 노력합니다.

혈중 알콜농도 0.05%! 약간만 취하면 인생은 축제다, 라는 뭐 그런 내용입니다. 

위의 문장은 사실이 맞습니다. 제가 천국이 있다온 걸 보면 그렇습니다. 


어째서인지 요즘 유튜버 김줄스가 논에서 비단잉어 키우는 것에 빠져있습니다.

<(강원도)홍천의 바다 시리즈>때문에 보다가 그렇게 되었습니다.

홍천의 바다를 다 보고 나니 자연스럽게 유튜브님이 ‘논에서 바이오포닉스 농법으로 키우는 비단잉어 보지 않을래?’해서 보게 되었어요.

무척 재밌게 봤습니다. 

그 덕에 영화나 드라마, 책 같은 건 단 한 편.. 은 아니구나.. 거의 보지 않았지요. 


유튜브를 밤늦게까지보다가 야심한 시간에 아무생각 없이 밖을 봤는데 깜짝!

왜냐하면 밖이 너무 밝아서요.

해의 쨍함과는 다릅니다. 은은한 달빛의 아름다움!

<메밀꽃 필 무렵의 묘사>처럼 달밤이 온 세상을 푸르스름한 빛으로 어루만지고 있어, 정말 어디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밝았어요.

어느 정도냐하면 땅에 나무의 그림자에 드리워질 정도로 밝습니다.

도시인들은 믿기 힘들 정도에요. 보름달이 뜬 밤, 광공해 없는 곳에 가서 직접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정말 로맨틱해요.  



첫날의 교훈!

잘 고른 호주 와규 윗등심과 구운 감자, 버섯은 와인과 아주 잘 어울린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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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의 메인 이벤트는 산막이옛길 입니다.

물론 메인 이벤트도 좋지만, 어쩌면 제 본심은 충분히 걸은(walking) 후 양심의 가책 없이 먹고 마시는 고기와 술일지도 모르겠네요. 



걷기 전에 배를 채웁니다.

오늘 들린 식당은 산막옛길 주차장에 있는, 우리 나라 관광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느낌의 식당인데 ‘산막이만남의 광장’입니다. 등산갔다 내려온 사람들이 들려서 막걸리 한잔 하고 갈 거 같은 그런 분위기에요.

버섯전과 도토리묵을 먹었는데, 두 조합이 너무 좋았어요.

고기와 술 위주의 식사에 채소를 듬뿍 채워주는 도토리묵. 채소가 많고 양념이 달면서 적당히 새콤합니다. 입맛을 돋구고 특히나 바삭하게 익힌 버섯전과 같이 먹으니 더 맛있었어요,. 

버섯전 최고! 어째서인지 이 동네는 버섯을 여기저기서 막 팝니다.

가격도 저렴해요. 버섯랜드 같은… 제 기준에선 저게 왜 필요할까 싶은 공공의 돈이 들어갔을법한 전시관 비스무리한 것도 있는데 뭐, 다 필요한 이유가 있겠죠.




산막이옛길 유래 등은 검색하면 잘 나옵니다.

걷는 길로서는 저는 아주 좋았습니다.

마침 기온도 적당했고, 녹음도 한여름 무시무시한 녹색이 아니라 아직 봄의 수줍음이 남은 다채로운 녹색이었어요.

매너있게 행동하면 강아지랑도 동반으로 걸을 수 있어 약간 외국 트래킹같은 분위기도 납니다.

유람선과 모터보트를 이용해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걷는 게 힘든 분도 강을 따라  움직이며 자연을 즐길 수 있습니다. 

다만 이번처럼 긴 연휴에는 이용객이 많아 유람선이나 모터보트 이용하려면 대기가 꽤 길 수 있어요.


산막이옛길에서 충분히 긴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와 기승전 바베큐 타임~

오늘의 메뉴는 코스트코에서 사온 캐나다산 목살. 벌크로 파는 것을 사와 직접 잘랐습니다.

가장 좋은 부위를 골라왔으니 맛도 굉장합니다.

당연히 와인은 한 병 이상. 

공기가 좋으니 술은 취하지 않아요~

목살과 함께 가지와 방울토마토를 함께 구웠어요.

잘 구운 토마토는 느끼함을 싹 씻어서 고기를 쉼없이 먹게 해줍니다!


오늘도 <홍천의 바다>를 꾸미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김줄스(혹은 김해수)의 활약을 저녁 내 즐겼습니다. 참 요즘 청년답지 않게 열심히더군요. 이런저런 삽질과 실패가 많아서 그걸 보는 것도 재밌었는데, 당하는 입장에선 힘들겠지만 뭐든 하려면 저 정도 고난은 다 겪는 거 아닌가, 하며 응원했습니다. 고난의 과정이 컨텐츠라는 느낌도 있는데, 그 고난이 어마무시한 정도까진 아니어서 힘들이지 않고 잘 봤어요.

늙어서 그런지 너무 힘들고, 너무 고생하고, 너무 민망한 건 요새 못보겠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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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날은 내내 비가 왔습니다.

열심히 보는 유튜브만 봐도 감이 오듯, 저는 물고기를 무척 좋아합니다. 

그래서 비가 오니까 충북아쿠아리움에 갔습니다. 

몇년에 한번 물고기감상욕을 채워줘야하는데 최근 바빠서 수족관에 간 지 얼마나 오래됐는지…


수족관 가기 전에 배를 채웁니다.

시장통에 있는 안성집인데 왕갈비탕과 안성탕이 메인메뉴에요.

안성탕은 설렁탕인데 이런저런 고기가 들어있어요.

비가 추적추적 오는 지라 이런 국물요리가 굉장히 좋았습니다.

속이 따스해져 비행중년의 비뚤어진 마음을 살짝 돌려주었습니다. 



충북아쿠아리움은 (아마도) 도에서 운영해서인지 무료, 

근처에 곤충관과 견학 가능한 양어장도 있어요. 

대기업, 전문기업의 수족관을 기대하면 안되지만, 반대로 무료로 이 정도의 관람이 가능하다고? 라고 생각하면 굉장히 만족스러운 곳입니다. 

아니나다를까 비도 오고 해서 가족단위 관람객이 굉장히 많았어요.


황쏘가리와 오랫동안 눈맞춤~

전날 밤에 김줄스가 고논(혹은 둠벙)에서 벼와 비단잉어를 기르는 영상을 보고 와서인지, 이곳에서 실물영접한 비단잉어와 구슬사바들이 반가웠어요.

민물고기들은 참 재미있지만, 봐도 누군지 잘 모르겠고…

보통 아저씨라면 에잇, 횟감도 별로 없네 라며 끝날 관람을 제법 긴 시간 만족스럽게 마치고, 

양어장 구경까지 했어요.

인간은 어찌해서 저렇게까지 해가며 물고기를 키우나?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참고로 다른 종의 생물을 이렇게 지극정성으로 키우는 건 지구상에서 인간이 거의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답니다. 



이 날 저녁은 비가 왔지만, 처마 밑에서 코스트코에서 가져온 양갈비와 와인~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집에서 미리 허브와 소금, 후추로 마리네이드해 온 양갈비가 이틀동안 맛있게 절여져있어서 굽기만 하니 환상적인 요리가 되었습니다. 

저는 육향을 즐기는 편이라, 남들이 돼지냄새난다 누린내 난다 하는 고기들도 비교적 잘 먹는 편이고 제 코에는 이 양갈비에서 그런 냄새는 전혀 안났어요. 

물론 양념을 미리해서 일겁니다. 집에서는 팩을 따니까 살짝 양냄새가 났으니까요.

 


만족스러운 긴 저녁 식사 후 영화를 한편 봤습니다.

비교적 최근에 넷플릭스에 올라온 <아나콘다>

옛날옛적 제니퍼 로페즈가 주연이고 아이스큐브 나온 그 영화 맞고, 이번에도 카메오로 나옵니다.

그렇지만 장르는 잭블랙 코미디.

호불호가 갈릴 거 같은데 저는 재밌게 봤어요. 그치만 제니퍼 로페즈가 주연했던 그 시절의 섬뜩한 괴수물 느낌을 기대하는 사람한테는 별로일 거 같네요. 

사람의 평소 이미지와 외모가 호감형이라 극 중 발암캐릭터인데도 폴 루드(앤트맨)의 짜증나는 행동들이 그냥저냥 넘어가더군요. 부러웠어요… 저는 좀 반대라서…. 



그리고 김줄스의 논에서 비단잉어 키우기 합본(3시간 넘음)영상을 중간쯤 보다가 잤습니다.

천국이 따로 없어요. 

고기에 술에 영화에 논에서 물고기를 키우는 영상이라니!

게다가 보름달 기간이라 가로등 하나 없는데도 근처 나뭇잎의 디테일이 보이는 환한 달밤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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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날은 아주 맑았어요. 전날 비가 와서 더더욱!

전날 강아지가 대량의 설사를 하는 바람에 빨래를 해야했습니다.

대부분 화장실에서 봤지만… 발깔개에 살짝 묻어서 그거 빠는 김에 속옷이랑 수건도 다 빨아서 화창한 햇살에 널었어요.

오랜만에 기분 좋은 빨래였어요.

매일 실내에서만 널다 야외에 빨래를 너니 정말 잘 마를 것 같은 느낌!

실제로 반나절 만에 다 말랐고요. 

빨래 다 널고 일정 시작!


예전에 갔던 화양구곡을 한번 더 갈까하다가 최근 원인모를 발뒷꿈치 통증(놀랍게도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한채 반년째 병원을 전전하는 중!)으로 오래 걷지 못해 천년고찰 공림사를 방문했습니다. 

절의 분위기는 정말 좋았어요.

물론 저는 불교도도 아니고, 종교나 절에 대한 어떠한 식견도 없습니다.

그저 구경간 것.

일단 사람이 없어 좋았고, 강아지와 함께 다녀도 괜찮고(당연히 조용히, 매너있게) 엄청난 크기의 느티나무를 보는 것도 좋았습니다. 


공림사를 가볍게 둘러보고 근처 걸을만한 곳을 검색해 찾아간 곳이 사담리 망개나무 자생지. 

음… 여기 정말 좋았어요. 

사람이 아무도 없었고, 호젓한 길을 상쾌한 날씨에 오래 걸었어요. 

바로 옆에는 조용한 계곡이 있고.

망개나무가 천연기념물인건 알겠지만.. 아주 훌륭한 산책로 이상의 의미는 없지요.

물론 정말로 좋은 산책이었습니다. 

그날의 분위기는 최고였어요.




숙소로 돌아와 불을 피우고, 마지막 바베큐를 준비합니다.

오겹살입니다.

다 아는 팁이지만, 물 담은 은박그릇 위에 망을 놓고 숯을 깐 다음 그 위에 석쇠를 놓고 고기를 구우면 불쇼를 보지 않고 기름진 고기들을 맛나게 구울 수 있어요. 

대신 연기가 엄청 나게 나니까 탁 트인 곳에서 손선풍기라도 틀어놓고 구우시길. 그래야 연기를 덜 먹습니다. 연기.. 엄청나요. 누가 보면 산불 난 줄 알 거에요.

불피우고 고기 준비하며 반 병, 고기 마시면서 반 병. 매일 와인 한병은 천국의 열쇠에요.  


아 그리고.. 고기 다 먹으면 후식으로 그 위에다 쥐포를 구워요. 맛있습니다!

(사실 뭘 구워도 맛있을 듯 한데…)





어제에 이어 김줄스가 논에서 장구벌레같은 비단잉어 치어를 넣고, 겨울 오기 전 손바닥만한 비단잉어를 수확하는 내용을 다 봤습니다. 

꿈에서 내내 비단잉어 사이즈를 확인하는 꿈을 꿨어요;;;

새벽에 깨서 밖을 봤더니 역시나 오늘도 푸르스름한 달빛이 세상을 환히 비추는 중이었습니다.

매일 와인에 취해 보름달이 비치는 풍경을 볼 수 있다면 참 행복할 듯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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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일어나 근처 중국집에서 짬뽕 한 그릇에 미니 탕수육 곁들어 먹고 출발했습니다.

이제 다시 일상이 시작되어요. 


저는 집에 도착하면 곧바로 짐 다 정리해버리는 비정(?)한 인간!

짐 다 정리하고 오후에 출근해서 일은 안하고 농땡이 조금 피웠다는…

지금 이 휴양기가 농땡이의 결과물이죠.


다들 일년에 며칠이라도 천국에서 지내시길 빌어요~ 



  


댓글 (3)

  • 깜딩이

    깜딩이 Lv.1

    05.07 · 210.♡.65.2

    아빠 저도 데려가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 고기한점에 한잔씩 하겠습니다

  • orankae

    orankae Lv.1

    05.17 · 110.♡.26.73

    잘 봤습니다 숙소정보 부탁드려도 될까요?

    너무 잘 즐기셔서

    숙소까지 전부 그대로 따라해도 좋을것 같아요.

  • HeeyaArborm

    HeeyaArborm Lv.1 → orankae 작성자

    05.17 · 115.♡.148.24

    링크를 그대로 올려도 되나 몰라서 키워드만 남기겠습니다.
    한가로운 시절 - 괴산군의 게스트용 별채 전체
    호스트: Kyungsig 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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