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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글쓰기] (04/23) 오늘의 한 단어: 선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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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어디가니
작성일 2025.04.23 17:32
분류 연습하기
127 조회
1 추천

본문

때는 장주가 마침 선잠에서 깨었을 때다.

맹씨는 그에게 인과 덕을 닦는 데 게을리 함을 탓하였다.

달리의 시계 모양 입을 벌리며 늘어지게 하품을 한 장주는,

하 그놈 땡볕에 구워먹을 녀석이네 하며

두 팔로 나풀거리며 나릿나릿거리다 앞으로 쿵 하고 넘어진다.

깨진 입술을 쓱 핥고 '나빈 줄!' 하며 웃는다.


1추천인 목록보기
댓글 4

벗님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벗님
작성일 04.23 17:45
진하게 풍기는 비릿함에 코를 찡긋하고는
무심하게 쓰윽 닦고는 툭툭 털고 일어난다.
“하.. 날이 좋구나, 그래!”

때 마침 뒤에서 바삐 뛰어오는 소리가 들리는데..

물빛파랑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물빛파랑
작성일 04.24 13:51
병원이다~ 모두가 고요히 잠들어 있을 시간에 수시로 환자의 상태를 체크하러 오는 간호사... 거동이 힘든 아버지의 화장실행에 나의 밤은 늘 선잠일수 밖에 없다~

매일두유님의 댓글

작성자 매일두유
작성일 04.25 17:07
"이 문장은 도가(道家)와 유가(儒家) 사상의 대비를 풍자적으로 드러내는 장면입니다. 장주(莊子, 도가 철학자)와 맹씨(맹자, 유가 철학자)의 상호작용을 통해 철학적 차이를 은유합니다."

주요 해석:
맹자의 꾸짊음

"인과 덕을 닦는 데 게을림"을 탓하는 맹자는 유가의 수신제가(修身齊家) 철학을 대변합니다.

도덕적 수행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유가의 엄격함을 상징하죠.

장주의 반응

"시계 모양 입으로 하품"은 시간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태도를 나타냅니다.

"땡볕에 구워먹을 녀석"이란 비아냥은 유가의 엄숙함을 조롱하는 표현입니다.

넘어지고도 "나빈 줄!"하며 웃는 모습은 도가의 '무위자연(無爲自然)'을 체현하죠. 실수를 수용하며 자연스러움을 중시합니다.

철학적 대비

맹자: 규율, 책임, 노력 → 인위적 수양.

장주: 우연, 유머, 자발성 → 자연과의 조화.

장주가 의도적으로 넘어진 듯한 "쿵" 소리는 예측불가의 삶을 암시합니다.

상징적 의미:
"깨진 입술": 완벽함을 추구하지 않는 도가적 결함 미학.

"나풀거리며": 사회적 규범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움직임.

"하품": 의무감이 아닌 현재 순간에 집중하는 태도.


"이 장면은 유가의 엄격한 도덕률과 도가의 유연한 자연주의를 대조하며, 삶의 태도에 대한 물음을 던집니다. "덕을 닦는다"는 것이 과연 규칙적 수행인가, 아니면 타고난 본성을 받아들이는 것인가—두 사상의 간극을 유쾌하게 보여주죠."

맞나요?

깊은 이야기 이군요~

어디가니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어디가니
작성일 04.29 08:34
@매일두유님에게 답글 짧은 글에 대단한 해석이 붙어 놀랐습니다. 얕은 비유에 깊은 사유를 담아 주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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