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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하면서 느낀 점_52_오함마를 든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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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okdocok 119.♡.53.44
작성일 2024.07.04 07:37
519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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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doctor_runner/223500729535


어제 저녁 수학문제를 아이와 함께 풀다가 아이에게 퉁명스럽게 이야기했습니다. 아마도 체력이 떨어지니 인내력이 떨어지고 가장 사랑하는 가족에게 화까지 내게 된것으로 보입니다. 인간은 인간에게 화를 낼 권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부모에게 아이도 첫 경험이고 심지어 이번 인생도 첫번째 인생이니 실수는 당연합니다. 아침에 컨디션은 좋았지만 아이에게 화를 낸 것 때문에 기분이 너무나 안 좋았습니다. 매일 이렇게 글을 쓰면서 온갖 잘난체를 하면서 순간의 욱하는 마음도 컨트롤을 못하는 못난 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문득 한강을 끼고 달리고 싶은 마음에 한다리를 왕복하지 않고 한가을 끼고 달리다 처음 보이는 다리로 건너서 풀밭을 달리다 다시 항상 달리던 다리로 돌아왔습니다. 씻기전에 아이에게 미안하다는 말로 시작해서 사랑한다는 글로 마무리하는 편지를 쓰고 출근했습니다.

상담의 목적은 수검자의 미래 행동을 변화 시키고 유지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제가 저를 변화시키는 강력한 동기는 미래의 저와 마주하는 것입니다. 퓨처셀프라는 책은 어마어마한 동기와 에너지를 만들어 줍니다. 수검자에게 갑자기 퓨처셀프라는 책을 쥐어주면서 읽으라고 할 수도 없고 미래를 보여드립니다. 한손에는 퓨처셀프라는 책을 들고 다른 한손에는 오함마를 들고서 말이죠.^^

아침에 우연히 퓨처셀프를 펼쳐보게되었습니다.


술, 담배, 밀가루/설탕, 자극적 영상, 진영논리에 휩싸인 뉴스들, 내가 가지지 못한 차를 타고가는 나보나 못난 사람들, 내가 입으면 더 멋질것 같은 남들의 옷, 과거에 잘못하였다는 후회,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 걱정으로 머릿속을 하루종일 채우면 힘듭니다.저녁 노을 지는 고즈넉함,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깔깔 거리는 소리, 까마귀가 영역 침범에 화가나서 까악까악거리는 소리, 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지나가는 느낌, 아이가 나에게 놀아달라고 애원하는 눈빛, 저녁을 먹으며 가족과 이야기하고 아이의 손등을 쓰다듬는 기분은 그 순간이 아니면 다시는 느낄 수 없는 광경입니다.

술이 가장 문제입니다. 나머지 습관을 바꾸려면 전전두피질을 셧다운 시키는 술을 먼저 제거해야 합니다. 어제 하루종일 술끊으라는 이야기를 했더니 랩퍼가 된거 같네요. 여기다가 한번더 적을게요.

술을 마시면 미래의 나에게 미안한 일을 하는 겁니다. 좀더 예리하고 날카로운 판단을 할 수 있는 미래의 나에게 용적이 줄어든 상태의 뇌를 선물 하게 됩니다. 술마시는 두어시간 동안 에탄올이 올라가는 쾌감을 위하여 같이 먹은 음식을 모두 지방으로 바꾸고 그날 수면을 파괴하여 다음날 식욕을 올리고 최고의 퍼포먼스보다 떨어진 상태에서 하루를 시작합니다. 음주시마다 모든 지능은 계단식으로 하락하고 비음주자는 운동/독서/명상으로 뇌를 죽기 전날까지도 발전할 수 있습니다. 술을 아무리 마셔도 90살넘게 살게 될겁니다. 직장은 저도 마찬가지고 3번이상 바뀔 것입니다. 그렇다면 뇌가 있어야 합니다. 투자를 하시든 공부를 하시던 업무능력을 향상시키시든 즐거움을 느끼시던 명상을 하시던 뇌가 손상되면 안됩니다. 60까지 산다는 것이 정해져있다면 저는 술/담배/밀가루, 설탕 섭취를 할 수도 있습니다. 60까지는 술/담배/밀가루, 설탕 섭취를 하던 하지 않던 건강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50세이후의 노화는 본인이 결정하는 겁니다. 50세이후 부터는 술/담배/밀가루/설탕의 댓가를 치루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생활습관이 바로잡힌 분은 90세 100세까지 인지기능, 근력 유지하면서 가족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살수 있습니다. 더 오래 사는게 아닙니다. 생활습관이 좋던 나쁘던 오래삽니다. 시간적 나이는 90이어도 생물학적 나이는 50세로 40년동안 살수 있는 겁니다. 90세까지 일을 하시거나 자아실현을 하면서 살수 있는 겁니다.

술친구로 만나는 사람이 인맥/사회생활이라고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마신다면 목적이 있어야 하지만 그로 인한 피해는 감수해야 합니다. 40세가 넘어가면 또래 집단에 속하고 싶은 욕구가 줄어듭니다. 술자리에서 만난 분은 본인의 인생 뿐 아니라 가족에게 도움이 될 가능성이 낮은 분입니다. 만난다면 술을 빼고 등산을 같이하거나 클라이밍을 하거나 볼링을 치거나 하면서 만나시면 됩니다. 퇴직하고 친구들 만나서 술마시는게 유일한 낙인 분들을 봅니다. 가치관의 문제이긴 하지만 정말 친구 분들이 그리우시면 에탄올을 제외하고 커피나 차를 마시면서 만나도 어색하지 않고 만날 때마다 새로우시면 저도 좋다고 봅니다. 하지만 해당 행위가 그저 어제 했던 행위라서 또 하는 행위라면 무슨의미가 있을까 싶습니다.

가족과 함께 할 여행 계획을 잡거나 동네 주변에서 길거리 청소하는 모임도 있고 독서 토론 모임도 많습니다. 유튜브 공부할 거리는 널려있고 책값 2만원이면 일주일간 즐거움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동안 못한 가족과의 대화를 할 수도 있고 저녁에 동네 마실을 다니면서 가족과 이야기 할 수도 있습니다. 근처 주민센터나 평생교육센터에 수강신청할 만것도 많을 겁니다. 매일 뛰면서 런데이 앱으로 기록하셔도 되고 저처럼 20만원짜리 바이올린 사서 레슨을 받아도 됩니다. 인간의 뇌는 가소성이 있습니다. 애초에 미완성으로 시작해서 죽기전까지 변화합니다. 그 변화가 좀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시는 쪽으로 움직이면 됩니다. 돈을 많이 벌거나 명예를 더 얻거나 사회적 지위를 더 얻으라는 말이 아닌 것은 아시리라 믿습니다. 85세가 되면 두명중 한명은 치매로 등록됩니다. 당연히 치매전단계까지 합치면 50%를 훨씬 넘어서겠죠.


빅트프랭클의 책을 읽으며 니체의 영원회귀 개념이 떠오르는 것이 저만은 아닐 겁니다. 니체도 빅터프랭클도 퓨처셀프를 강하게 믿었던 것 같습니다.

작년 9월이니까 약 10개월전에 읽었던 메모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니체가 망치를 든 철학자가 되어 모든 기존 관념을 철저히 부수었듯이 저는 수검자의 오함마가 되어 그 분들이 껍질을 부수는 것을 도와드립니다. 물론 저도 저의 오함마로 제 머리를 힘껏 내리쳐 매일 뚝배기가 깨집니다. 제 자유의지가 익숙함, 습관, 충동에 잡아먹히지 않도록 말입니다. 가족과 보낼 수 있는 시간과 본인이 하고 싶거나 되고 싶었던 모든 것들은 10년뒤까지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철저히 현재만을 살아야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미래의 나와 손을 잡아야 한다고 퓨처셀프 책에서 말합니다.


아이에게 화냈던 저는 저에게 이렇게 외칩니다.

20년 뒤 미래의 본인이 현재에 다시 왔다고 가정해 봐!

두렵지만 가슴 뛰고 하고 싶은 일 없어? 후회할 짓 하는 거 아냐?

그동안 했던 행동을 미래의 본인이 또 하도록 내버려 둘거야?

지금 무엇을 하고 있어?

다시 묻는다.

당신 지금 무엇을 하고 계십니까?

이 오함마 보고 니 뚝배기 생각하고 다시 대답해봐!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냐고?

오늘은 아이를 꼭 안아 줄겁니다.


https://blog.naver.com/doctor_runner/223500729535

댓글 4 / 1 페이지

Google님의 댓글

작성자 Google (117.♡.5.28)
작성일 07.04 08:08
저도 얼마전에 퓨처 셀프 읽고 바로 죽음의 수용소에서 읽었는데 ㄷㄷ 글쓰신것에 많은 것들이 공감가네요.

okdocok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okdocok (211.♡.180.137)
작성일 07.04 12:47
@Google님에게 답글 저는 상상스퀘어 독서모임 때문에 읽었어요. 읽으면서 정말 동기부여에 최고의 책이라는 생각늘 했습니다.

RuRuLaLa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RuRuLaLa (106.♡.137.172)
작성일 07.04 10:14
왠지 눈물 나려고 해요

okdocok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okdocok (211.♡.180.137)
작성일 07.04 12:46
@RuRuLaLa님에게 답글 그러게요. 저도 다시 읽어봐도 약간 울컥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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