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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큐멘터리] 오늘도 호시탐탐 #15 - 야옹이와 이야기가 있는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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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클라인의병 117.♡.226.185
작성일 2024.10.10 20:03
분류 생활문화
351 조회
3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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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8주, 203, 김수현 옆에 고탐탐 씨>


<오늘도 호시탐탐 #12>에 등장했던 김수현 옆에 고탐탐이에요.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를 보던 중에 김수현 배우와 미모 경쟁하는 고탐탐이의 표정이 담긴 사진이었죠.


집사가 사진을 하는 방식은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사진이란 형식으로 구현하는 게 아니라, 꾸준하게 관찰하고 기록하는 방법에 가까우므로 이처럼 재미있는 사건이 일어나면 꼭 기억해 놓아요.


<(차례대로) 10+165주, 10+171주, 10+176주, 10+186주, 203>


경험상 야옹이들이 일으킨 재미있는 사건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또 다른 방식으로 일어난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1. 김수현 옆에 고탐탐 옆에 김호시

2. 김수현 옆에 고탐탐 옆에 김호시 옆에 김호시

3. 김수현 옆에 고탐탐 옆에 김호시 옆에 김호시 옆에 김호시

4. 김수현 옆에 고탐탐 옆에 김호시 옆에 김호시 옆에 김호시 옆에 김호시


이사하면서 사진 속의 책장은 쓰임을 다 했으므로 더 이상 같은 위치에서 담을 수 없는 장면이지만, 5장의 사진은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을 집사에게 알려줘요. 생각지 못한 사건이라도 꾸준하게 기록하면, 그 과정에서 새로운 서사가 만들어진다는 사실 말이죠.


<10+118주, 203, 잠시 뒷다리에 힘을 준 건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다옹>


첫 번째 사진에서 김호시의 귀여운 표정과 두 번째 사진의 김호시-점프 사이에는 짧은 기다림이 있어요. 그리고 이러한 사건들을 경험할수록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해지는 부분도 있지요.


야옹이들을 담는 사진이 아니더라도 집사는 어떤 상황을 관찰하고 셔터를 누른 다음, 그 상태를 꽤 오랫동안 유지하며 상황을 지켜봅니다. 엄청 빠르게 지나가는 장면이 아니라면 하나의 상황은 최소 두 번, 보통 그 이상 담으려고 노력해요. 두 장의 사진은 형식적으로 '이야기' 혹은 '서사'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죠.


<10+122주, 203, 눈 뜬 묘와 눈 감은 묘>


눈을 뜨고 있는 모습을 담고, 조금 기다렸다가 눈 감은 모습을 담더라도 그사이에 짧은 이야기가 있어요.


야옹이들의 삶을 꾸준하게 사진으로 담는 까닭은 예쁜 모습을 남기려는 욕망보다는(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셔터를 누르기 전의 과정, 즉 나와 다른 존재를 면밀하게 관찰하려는 목적이 훨씬 더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최종 결과물은 그저 덤일 뿐이죠. 물론 가끔 마음에 드는 결과물은 집사의 기분을 좋게 만들기도 하지만요. : )


<10+121주, 203, 싱크로나이즈드 그루밍>


'예쁜 모습'을 담는 것보다 '이야기'가 담겨 있는 사진이 좋아요. 거창하거나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는 아니더라도 보는 사진보다 읽을 수 있는 사진을 더 좋아하기 때문이에요. '보는' 사진을 찍으면 또 다른 '보는' 사진을 함께 배열해, 사진과 사진 ‘사이’에 무언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남겨두려고 해요. ‘사이’ 공간에 상상이 들어가도 좋고, 이야기가 들어가도 좋아요. 사진이란 미디어가 갖는 '보는 특성'을 이용해 '읽어내는 감각'을 드러내고 싶어요.


김호시와 고탐탐, 두 야옹이를 기록하고 두 야옹이와 함께하는 삶을 기억하고 싶으니까요.


위 사진처럼 두 야옹이가 똑같은 행동을 하는 장면은 몸이 거의 자동으로 반응해서 사진으로 남겨놓는 편이에요.


<10+121주, 203, 집사의 취향 I>


다음은 집사의 개인적인 취향인데요. 한 장면에 두 개의 다른 움직임이 있는 것. 눈으로 볼 때부터 셔터를 누르고 머릿속에 그린 장면과 최종 결과물이 거의 일치하면 그렇게 짜릿할 수가 없어요.


위 사진은 집사의 취향이 잘 반영된 까닭에 무척 아끼는 사진이에요.


<(좌) 10+7주, 203, 피타'호'라스의 정리 / (우) 10+8주, 203, 분탕질>


재미있는 장면, 집사를 빵 터지게 만드는 장면 역시 우선순위의 기록감이죠.


왼쪽 사진은 호시가 안 보여서 온 집을 찾아다니다가 모니터 뒤쪽 벽에서 검거했을 때의 모습이고, 오른쪽 사진은 김을 쌓아둔 선반을 헤집고 들어가 난장판을 만든 고탐탐이를 검거했을 당시의 증거 사진이에요. 


다섯 살이나 된 야옹이들은 예전보다 활동량도 줄고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어느 정도 터득했으므로 예전만큼 사고를 치지 않아요. 그래서 아꺵이와 캣초딩 시절을 상징하는 이런 사진들은 참 귀한 기록으로 간직하고 있어요. : )


<10+206주, 302, 야옹가 - 대관절 저 다리는 누구의 것이냐옹?>


🐯: "밤늦게까지 우다다를 하다가 안방에 돌아와 잠을 청하려 이불을 살피니 다리가 네 개구나옹. 이불 속 다리 둘은 고탐탐이🐰것이지만, 이불 밖 다리 둘은 누구의 다리냐옹?"

<10+159주, 203, 집사의 취향 II>


또 다른 집사의 취향입니다. 크게 라디오기지개를 켜는 김호시 앞발의 솜털이 어두운 배경 앞에서 비치는 부분이라든지 방석 위에 빼꼼히 나온 호시의 뒷발을 적절한 톤으로 닷징한 부분을 보면 혼자만의 희열을 느껴요.


오랜 사진 생활을 통해 머릿속으로 최종 결과물을 그려보곤 하는데 적절한 빛과 톤이 있으면 야옹이들은 집사의 취향 만족에 도움을 주는 훌륭한 파트너가 되어줍니다.


이 사진의 주인공은 김호시가 아니라 호시의 뒷발과 앞발의 솜털이 적절하게 구현한 질감이에요.


<10+261주, 302, 집사의 취향 III>


흑백사진의 톤과 계조를 좋아해요. 집사의 사진 생활에서 '색'은 큰 고려 대상이 아니지만, 아주 가끔 만나는 이런 색감이 저의 취향입니다. 역시나 이 사진의 주인공은 김호시가 아니라 두 개의 임스-체어입니다.


<(좌) 10+29주 / (우) 10+31주, 203, 삼묘 대면>


야옹이들을 기록한 사진은 크게 두 가지 카테고리로 나뉘어요.


첫 번째 '야옹이'를 기록한 사진,

두 번째 '야옹이와 함께 있는 장면'을 기록한 사진이 있는데 위 사진들은 후자에 속해요. 


특정 시간의 햇빛이 특정 장소에 다다를 때, 마침 그 순간에 김호시가 그 자리에 있으면 '호시'와 '호시의 그림자'와 '창에 비친 호시'가 삼묘 대면을 하죠. 아주 드물지만 이런 장면은 집사의 기억 속에 강렬하게 자리 잡아요.


<(좌) 10+268주, 302, 김호시 I / (우) 10+213주, 302, 고탐탐 I>


눈으로 보는 야옹이와 사진으로 보는 야옹이는 같지 않아요. 사진 속의 야옹이들은 눈으로 보는 야옹이들보다 더 예쁘거나 혹은 덜 예쁘거나, 더 귀엽거나 혹은 덜 귀엽죠. 그게 뭐 그리 대수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둘 사이의 틈새가 작은 사진은 매우 귀해요.


왼쪽 사진의 김호시와 오른쪽 사진의 고탐탐이가 여기에 해당하는 모습입니다.


<(좌) 10+209주, 302, 김호시 II / (우) 10+247주, 302, 고탐탐 II>


위 사진들의 김호시는 눈으로 볼 때보다 더 예쁘게(?), 고탐탐이는 덜 예쁘게 나왔어요.(쉿, 호시에게는 비밀)  그렇지만 이 사진들은 단지 사진 한 장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비슷한 상황을 기억했다가 계속해서 조금씩 달라지는 각각의 모습을 기록하는 과정에 있는 사진이에요.


저는 두 마리 야옹이들과 함께 사는 집사입니다. 느리고 긴 호흡으로 김호시, 고탐탐이와 함께 우리만의 방식으로 오늘도 시간의 켜를 쌓아가고 있어요. : )


다모앙에 있는 모든 고양이와 집사님의 즐겁고 건강한 시절을 응원하며 다음 글에서 또 뵙겠습니다. : )




P.S

​- 팔불출 집사의 개인적인 의견과 인상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까닭에 객관적인 사실은 아닐 수 있습니다.

- 여러 장이 이어진 이미지는 클릭하고 확대하면 조금 더 크고 선명한 이미지로 볼 수 있습니다.




[냥큐멘터리] 오늘도 호시탐탐 #목차


#1 - 우리 집에 고양이가 산다.

#2 - 고양이 연쇄수면사건

#3 - 호시 운동 교실

#4 - 밤과 별과 야옹이

#5 - 창가의 김호시

#6 - 호시와 탐탐, 그리고 관계

#7 - 달과 해

#8 - 대배우 김호시

#9 - 꼬리의 역할

#10 - 고양이의 시간

#11 - 김호시의 수면 자세

#12 - 매력적인 빌런, 고탐탐 씨

#13 - 두 야옹이의 관계

#14 - 김호시 얼굴의 비밀

#15 - 야옹이와 이야기가 있는 사진




댓글 7 / 1 페이지

곽공님의 댓글

작성자 곽공 (121.♡.124.99)
작성일 10.10 22:25


옛날에 찍었던 길냥이 들의 점프 사진이 생각나네요,,,,,같은 장소 이지만 다른 시간에 찍은 사진을 합친거죠,,,
이런 사진이 호두호빵도 몇장 있는것 같은데,,찾아봐야겠네요,,,

곽공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곽공 (121.♡.124.99)
작성일 10.10 22:31
@곽공님에게 답글
호두호빵도 다른순간에 같은장소에서 뛰는 사진이 있었네요,,

클라인의병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클라인의병 (117.♡.226.185)
작성일 10.11 19:10
@곽공님에게 답글

이미지를 겹쳐 같은 공간, 다른 시간을 다루는 건 멋지네요. 아래 호두-호빵 사진은 지난번에 보고 감탄했던 기억이 납니다. 호시-탐탐이는 호두-호빵과 대조하면 너무 정적이라 활기찬 사진을 볼 때마다 늘 부러운 마음입니다. : )

미니언님의 댓글

작성자 미니언 (110.♡.135.86)
작성일 10.11 07:40
글도 사진도 정말 좋네요.
멋진 집사님 둔 냥이들은 마냥 부럽고, 제 냥이에겐 그저 미안합니다.

클라인의병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클라인의병 (117.♡.226.185)
작성일 10.11 19:17
@미니언님에게 답글 미니언님 냥이들은 미니언님과 함께 하는 세계가 전부일테니 어찌 다른 (냥-집사) 관계와 비교할 수 있을까요.
글과 사진을 잘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

Simlady님의 댓글

작성자 Simlady (254.♡.106.247)
작성일 10.12 21:39
오늘 사진이 유난히저도 좋은거 보니 집사님과 취향이 같은듯 합니다 ㅎ

클라인의병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클라인의병 (117.♡.226.185)
작성일 10.15 20:40
@Simlady님에게 답글

그렇다면!!! 취향이실 것 같은 사진 한 장 더 올려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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