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냥큐멘터리] 오늘도 호시탐탐 #18 - 난장과 옷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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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클라인의병 117.♡.226.185
작성일 2024.11.27 20:51
분류 생활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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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3주, 302, '장난'처럼 그렇게 '난장'으로 걸어가는 김호시의 치명적인 뒤태>


우리 집 대장님의 기분 전환이 필요한 날이었나 봐요. 침대보와 베갯잇을 바꾸기로 합니다. 단순히 A를 B로 바꾸는 간단한 작업은 아니에요. 새것은 침대와 베개에 입히고 기존의 것은 옷장에 넣어야 하는데, 이 지점에서 정리를 바라보는 의견 차이가 존재하죠. 단순히 빈 곳을 찾아 무언가를 채워 넣는 도비 집사와는 달리 대장님은 옷장의 모든 공간을 새롭게 구획하고 정돈하거든요. 그런 까닭에…


“오늘 옷 정리를 할까 해.”라던가


“침대보를 새로 갈까 해.”라는 대장님의 말이 떨어지면 도비 집사의 맥박은 빨리 뛰기 시작하고, 온몸은 긴장 상태가 됩니다.


반면 고양이-세계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세계는 순리대로 움직이는 법. 정리 정돈이 된 세계 이전에는 ‘반드시’ 난장(亂場)이 존재해요. 그리고 어질러진 옷장 주위는 야옹이들에게 천국과 같아요. 몇 년간 축적한 집사-데이터에 따르면 옷장에서 나오는 거의 모든 것은 야옹이들을 행복하게 만듭니다. 직물의 질감과 냄새는 야옹이들의 오감과 호기심을 자극하죠.


<10+47주, 203 새 보금자리가 마음에 드는 김호시>


일 년에 두 번, 얇은 옷과 두꺼운 옷은 각각 옷장과 정리함으로 여행을 떠나요. 새롭게 우리 집을 찾는 옷도 있고, 쓰임을 다하고 버려지는 옷도 있어요. 옷장 위와 침대 밑에 있는 옷 정리함을 꺼내면 대장님과 김호시 사이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져요. 대장님은 손수 초강력 돌돌이로 옷 하나하나에 묻은 털을 제거해 정리함에 넣고, 호시는 정리함을 점령해요.


“김호시~이! 이놈 시키야!!!”


대장님 목소리는 커지고, 김호시는 아랑곳하지 않고, 도비 집사는 그 장면을 사진으로 담아요. : )


<10+103주, 203, 집사야. 천국이 바로 여기냐옹?>


고양이는 ‘익숙한 환경’이 바뀌는 것은 싫어하지만, 익숙한 환경이 ‘어지러워지는 상황’은 무엇보다 좋아한다고 해요. 우스갯소리로 “이사를 하는 건 절대 사절이지만, 이삿짐 싸는 분위기는 좋다옹!” 이랄까요?


옷장 정리는 무척 고된 일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김호시의 또랑또랑한 눈빛을 마주하는 기회이기도 하죠.


<10+47주, 203, 야옹이 연대기 - 호시, 탐탐 그리고 옷장>


옷장 안은 야옹이들에게 출입 금지 구역이에요. 평소에는 문이 닫혀 있는 데다가 ‘틈’이 보일 ‘때’를 포착한 야옹이들이 달려들어도 대부분은 대장님에게 잡혀 오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옷장 정리 기간에는 대장님의 신경이 온통 옷에 가 있고, 도비 집사는 옷장 출입에 한껏 너그러운 까닭에 위와 같은 장면을 마주할 때가 있어요.


<10+52주, 203, 꼬리 - 한껏 올라가는 텐션>


“어디 보자…”


대장님과 집사의 허술한 감시망을 틈타 옷장 안을 호시탐탐 노리는 김호시에요. 김호시의 기분은 지금 최고로 좋은 상태예요. 한껏 올라가는 꼬리를 보면 알 수 있죠. 어디선가 고탐탐이도 나타나 옷장을 기웃거립니다.


<10=150주, 203, 집사야. 나 들킨거냐옹?>


그럴 때가 있어요. 분명 야옹이들의 소리와 움직임이 근처에서 느껴졌는데 갑자기 묘기척이 사라지는 순간. 싸한 느낌이 들어 주위를 살피면 십중팔구 있어서는 안 될 곳에 김호시가 있지요. 아, 사진으로만 보는데도 대장님의 “호시, 이놈 시키야!!!” 목소리가 생생하게 들려오는 것 같아요. 하지만 집사에게는 이 장면이 왜 이렇게 귀엽게 느껴지는 걸까요? : )


<10+250주, 302, 잠입 취재>


야옹이들에게 옷장 대탐험은 언제나 신나는 일인가 봐요. 은밀한 행동임에도 캣워크와 꼬리에 잔뜩 묻어 있는 김호시의 기분은 감출 수가 없어요. : )


<10+263주, 302, 잠깐 둘러보기만 할게요>


야옹이들의 ‘호기심이 충족되는 순간’을 보는 일은 집사에게도 무척 즐거운 일이에요. 야옹이들의 기분을 헤아리고, ‘장면’을 기억합니다. 이러한 장면들이 많이 축적되면 야옹이들이 진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어요.


<10+279주, 302, 겨울옷 꺼내던 날>


겨울맞이 옷 정리하는 날입니다. 일단 침대 위에 비닐을 깔고 니트류를 고양이 털과 분리합니다. 호시와 탐탐, 두 야옹이는 벌써 신이 난 모양이에요.


<10+279주, 302, 잠깐 쉬는 시간>


족히 한나절은 걸릴 옷 정리는 사람뿐 아니라 야옹이들에게도 힘든(?) 시간입니다. 옷장과 침대 주변은 여전히 엉망진창이에요. 난장 상황에서도 쉬는 시간을 가지며 이어질 분탕질을 위해 체력을 비축하는 야옹이들입니다.


<10+279주, 302, 킁카킁카 김호시>


대장님이 옷장을 비우는 틈을 타 김호시가 옷장을 점령했어요. 김호시는 옷장에 배인 냄새를 무척 좋아해요. 코를 벌렁거리며 ‘킁카킁카’ 하는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 몰라요.


<10+279주, 302, 호시야 거긴 옷 정리함 들어갈 자린데...>


옷 정리가 끝날 무렵이었어요. 얇은 옷이 담긴 마지막 정리함을 침대 밑에 넣어야 하는데 그 자리에 김호시가 터줏대감처럼 엎드려 있었어요. 표정은 또 어찌나 자신만만한지…


한참 동안 엎드려 있던 호시가 떠난 뒤에야 마지막 옷 정리함이 제자리를 찾아갔어요. 난장판이었던 집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되고, 일상으로 돌아간 야옹이들은 한껏 얌전해졌어요. 하지만 정리 정돈이 된 집은 언젠가 어지러워지기 마련이고, 야옹이들의 텐션이 올라갈 날이 곧 찾아오겠죠. 야옹이들과 함께하는 삶은 계속되니까요. : )


다모앙에 있는 모든 고양이와 집사님의 즐겁고 건강한 시절을 응원하며 다음 글에서 또 뵙겠습니다. : )




P.S

​- 팔불출 집사의 개인적인 의견과 인상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까닭에 객관적인 사실은 아닐 수 있습니다.

- 여러 장이 이어진 이미지는 클릭하고 확대하면 조금 더 크고 선명한 이미지로 볼 수 있습니다.




[냥큐멘터리] 오늘도 호시탐탐 #목차


#1 - 우리 집에 고양이가 산다.

#2 - 고양이 연쇄수면사건

#3 - 호시 운동 교실

#4 - 밤과 별과 야옹이

#5 - 창가의 김호시

#6 - 호시와 탐탐, 그리고 관계

#7 - 달과 해

#8 - 대배우 김호시

#9 - 꼬리의 역할

#10 - 고양이의 시간

#11 - 김호시의 수면 자세

#12 - 매력적인 빌런, 고탐탐 씨

#13 - 두 야옹이의 관계

#14 - 김호시 얼굴의 비밀

#15 - 야옹이와 이야기가 있는 사진

#16 - Cat Stand-ups​

​#17 - 점핑 호시탐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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