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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큐멘터리] 오늘도 호시탐탐 #9 - 꼬리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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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클라인의병 117.♡.226.185
작성일 2024.08.16 00:57
분류 생활문화
513 조회
7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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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1주, 203, 꼬리 - 건강함과 튼튼함의 상징>


우리 집 대장님이 말씀하시길 야옹이들 꼬리는 건강함과 튼튼함의 상징이래요. 엄마 배 속에 있을 때 영양분이 끝까지 밀고 나아가 마침내 닿는 곳이 꼬리라는 것이죠. 그래서 길고 튼실한 꼬리를 가졌다는 것은 야옹이의 건강하고 튼튼한 삶의 지표로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어요.


얼핏 꼬리만 보면 너구리로 오해하기 쉬운 김호시는 몸에 비해 굵은 꼬리를 자랑합니다. 털빨을 제외하고 꼬리를 만졌을 때 탐탐이의 꼬리는 가는 편인 데 비해 호시 꼬리는 서너 배는 더 굵거든요. 꼬리를 수직으로 빳빳하게 세울 수 있는 탐탐이와는 달리 호시 꼬리는 너무 무거운 나머지 잠깐 수직으로 올라간 끝부분이 이내 다시 내려와 자기 등에 닿아버리고 말죠.


<(좌) 10+23주 / (우) 10+29주, 203, 각각의 꼬리>


한때 창문에 해먹이 달려 있던 시절, 적당한 햇빛과 까슬한 촉감 그리고 유리창에 몸이 닿을 때의 시원함 때문인지 해먹 위는 야옹이들의 핫플레이스였어요. 각각 해먹 위에 올라가면 해먹과 유리창 사이 틈으로 꼬리가 삐져나오곤 했는데 집사는 그 장면을 무척 좋아했어요.


<10+50주, 203, 우리 두 꼬리, 서로의 쉴 곳이 되어>


가끔 두 야옹이가 모두 해먹 위로 올라가면 두 꼬리 모두 앞서 언급한 '틈' 사이로 새어 나오곤 했어요. 야옹이들을 등-빡빡이로 만들 때도 호시는 자신의 시그니처인 너구리 꼬리를 남겨두었지만, 탐탐이는 끝부분을 살짝 남겨 야자수 꼬리를 만들곤 했죠.


<(좌) 10+63주 / (우) 10+139주, 203, 우리 사이 꼬리꼬리해1, 2>


빠지는 털을 감당 못 할 때가 되면 대장님과 집사는 이발기를 들고 야옹이들의 등 털을 빡빡 밀곤 합니다. 


"다 같이 살아야 하니까요."


가끔 야옹이들은 누구의 꼬리가 더 멋진지 시합해요. 야자수 꼬리와 너구리 꼬리와의 한판 대결입니다. 네. 맞습니다. 보시다시피 호시와 탐탐이는 꼬리꼬리한 사이에요. : )


<(좌) 10+31주, 203, 흥분상태 / (우) 10+47주, 203, 매우 화남>


야옹이들의 꼬리는 하나의 언어라고 할 만큼 많은 것을 표현한다고 알려져 있어요. 아마 많은 집사님도 고양이 언어에 대해서 잘 알고 계실 겁니다. 관심, 경계, 귀찮음, 흥분, 화남 등의 감정을 표현하고 한 몸처럼 움직이기도 하고 마치 두 개의 의식이 있는 것처럼 따로따로 움직이기도 하죠.


왼쪽의 사진은 탐탐이가 너무 기분이 좋은 나머지 침대에서 해먹 위로 한달음에 점프해 발톱을 갈고 있을 때의 모습입니다. 꼬리 털이 펑- 하고 터진 상태입니다. 오른쪽의 사진은 호시가 탐탐이와 장난 같은 싸움을 하고 화가 나서 구석에 엎드렸을 때 모습이에요. 태어나서 호시 꼬리가 저만큼 부풀어 있는 모습은 저 때가 유일한데, 그런 까닭에 집사에게 무척 귀한 사진이기도 합니다.


<(좌) 10+17주 / (우) 10+47주, 203, 직선과 곡선>


그렇다면 지금부터는 꼬리의 특수한 용도를 알아보도록 할게요. 호시의 꼬리는 직선과 곡선을 표현하는 데 쓰이기도 합니다. 중력을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혹은 중력을 거스르는 두 가지 삶의 태도를 엿볼 수 있어요.


네 맞습니다. 꿈보다 해몽입니다.


<10+49주, 203, 이상한 나라의 나침반>


야옹이들은 타고난 유연성을 이용해 자기의 몸을 나침반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뒷다리는 수직 위로 올라가 있는데 꼬리는 아래로 내려가 있고 앞다리는 옆으로 있을 수도 있거든요. 정확성은 담보할 수 없는 까닭에 재미로만 이용하셔야 합니다.


<10+21주, 203, 나 이번에 내린다옹>


수직 스크래처 위에서 일광욕을 충분히 한 뒤 밑으로 내려갈 때 하차 벨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언제 아래로 내려갈지 모르기에 어마어마한 인내심을 갖고 면밀한 관찰과 순발력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귀한 장면입니다.


<10+112주, 203, 꼭꼭 숨어라 너구리 꼬리 보인다>


'저길 어떻게 들어가지?' 생각이 들 정도로 호시가 좁은 공간에 가끔 기어들어 갈 때가 있어요. 상상력의 범위를 벗어나기에 집사는 감히 찾아볼 생각조차 못 하는 곳이죠. 불러도 나타나지 않고 한참을 찾아도 야옹이가 안 보이면 집사는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자기 몸만 숨길 줄 알지 거대 꼬리는 숨길 줄 모르는 김호시 덕분에 집사의 불안함은 오래 가지 않아요. : )


<10+29주, 203, 이족보행을 위한 균형추>


불안한 자세로 호작질을 할 때 균형을 잡기 위해서도 꼬리는 사용됩니다. 앞발을 손처럼 사용하기 위해 이족보행을 할 때 꼬리는 훌륭한 균형추 구실을 하죠.


<10+121주, 203, 게임을 시작하지...>


호시와 집사는 가끔씩 게임을 하곤 합니다. 이번 종목은 제로에요. 


"3(삼)!!!"


아싸! 집사의 승리입니다.


<(좌) 10+102주, 203 / (우) 10+248주, 302, 타오르는 꼬리의 초상>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과는 아무 관계도 없지만 가끔 야옹이들의 꼬리는 불처럼 타오르거나 꽃처럼 활짝 필 때가 있죠. 참고로 오른쪽 사진에서 탐이의 얼굴이 있는 곳은 호시 밥그릇입니다.

<10+8주, 203, 초사이어 꼬리>


집사가 밥을 줄 때까지 묵묵히 기다리는 호시와는 달리 탐탐이는 정해진 밥때를 거르면 분명하고 확고하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야옹이에요. 집사 밥은 건너뛰어도 탐탐이 밥은 거르면 안 돼요. 탐탐이의 꼬리-꽃은 밥때가 되면 활짝 핍니다. : )


<10+16주, 203, 오후만 있던 일요일>


야옹이들을 기록한 수많은 사진이 있어요. 대부분은 기록으로 존재하는 사진이지만 가끔 집사의 다른 기억이나 경험들과 화학적으로 결합하는 '장면'들이 있어요. 이 사진은 집사가 매우 좋아하는 호시탐탐의 초창기 사진인데 이 장면을 마주할 때면 늘 집사가 좋아하는 노래인 <오후만 있던 일요일>이 떠올라요. 들국화와 어떤 날의 앨범에 실려있죠.


해가 가장 높이 떠 있는 정오가 조금 지났을 무렵 느긋하게 흘러가던 어느 일요일 오후의 한 장면.

호시 꼬리에는 햇빛 떨어지고, 집사 눈에는 꿀 떨어지고...


네. 보시는 대롭니다. 야옹이의 꼬리에는 집사 눈에서 꿀이 떨어지게 하는 기능도 있습니다. : )


다모앙에 있는 모든 고양이와 집사님의 즐겁고 건강한 시절을 응원하며 다음 글에서 또 뵙겠습니다. : )



P.S

​- 팔불출 집사의 개인적인 의견과 인상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까닭에 객관적인 사실은 아닐 수 있습니다.

- 여러 장이 이어진 이미지는 클릭하고 확대하면 조금 더 크고 선명한 이미지로 볼 수 있습니다.




[냥큐멘터리] 오늘도 호시탐탐 #목차


#1 - 우리 집에 고양이가 산다.

#2 - 고양이 연쇄수면사건

#3 - 호시 운동 교실

#4 - 밤과 별과 야옹이

#5 - 창가의 김호시

#6 - 호시와 탐탐, 그리고 관계

#7 - 달과 해

#8 - 대배우 김호시




댓글 2 / 1 페이지

하트뱃살냥님의 댓글

작성자 하트뱃살냥 (1.♡.103.57)
작성일 08.16 01:22
덕분에 눈호강합니다. 호시도 꼬리부심 강한 자아를 갖고 있겠네요.

클라인의병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클라인의병 (117.♡.226.185)
작성일 08.17 00:51
@하트뱃살냥님에게 답글

호시는 뭐랄까... 강한 자아보다는 결핍과 구김살이 하나도 없는 고양이에요. 태어나서 하악질 한 번 한적이 없어요. 흔히들 알고 있는 '고양이가 싫어하는 집사의 행동'이 하나도 해당되지 않을 정도에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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