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냥큐멘터리] 오늘도 호시탐탐 #16 - Cat Stand-u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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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 스크래처 위에 올라간 김호시는 책장 위에 펼쳐진 세계가 궁금했나 봐요. 두 발로 서서 까치발을 하고 책장 위를 쳐다보지만, 이내 실패하고 집사를 향해 고개를 돌려요.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집사는 카메라 셔터를 누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뭐지? 저 새우튀김 같은 모습은…😳”
위 사진의 제목 <이것은 새우튀김이 아니다>는 르네 마그리트의 유명한 그림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를 모티브로 했어요. 김호시의 두 발 서기를 상징하는 사진으로 집사가 참 좋아하는 장면이에요. 호시의 익살스러운 캐릭터가 잘 드러난 이 사진을 보고 있으면 당시 카메라를 들고 있던 제 마음이 생생하게 떠오르거든요.
어디에서 봤는지 확실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집사가 외출하면 무료하게 식빵을 굽고 있던 야옹이가 두 발로 서서 이족보행으로 집안을 돌아다니는 웹툰을 본 적이 있어요. 김호시와 고탐탐이도 한창 두 발로 일어서거나 걸어 다니던 시절이 있었는데요. 오늘은 그러한 장면들이 담긴 '(연작) Cat stand-ups'를 소개해 볼까 해요.
앞선 글에서도 늘 강조하고 끊임없이 변주하는 내용인데, 집사가 사진이란 형식으로 야옹이들을 꾸준하게 담는 것은 기록을 통해 기억을 되짚어 보고 '함께하는 삶'에 관해 끊임없이 탐구하는 과정이에요.
이 무렵은 야옹이들이 묘생에서 가장 왕성한 생체 에너지를 뽐내던 시절이었어요. 성체로 접어드는 몸과 왕성한 호기심, 그리고 끊임없이 솟아나는 에너지는 '기묘한 수직 자세'를 담은 많은 장면을 남기게 되죠. 물론 일곱 살이 된 지금도 두 발로 서 있는 야옹이들을 만날 수 있지만 이때만큼 인상적이진 않아요.
경기도 오산에서 대구로 전입신고를 한 첫째 주의 모습이에요. 애송이 야옹이 둘이 이불 위에 올라가 창틀을 짚고 창밖 구경을 했지요. 물론 두 발로 일어섰다기보다는 기댄 것이었지만 말이죠.
벽을 짚고 곧잘 일어서던 김호시는 10+8주 차에 마침내 자신의 뒷다리 힘으로만 자리에서 일어섰어요. 김호시 특유의 털바지-태가 잘 드러난 장면입니다. 인상 깊은 묘생 사진을 고를 때 늘 손에 꼽히는 사진이기도 합니다. 시작의 순간은 늘 짜릿하니까요. : )
탐이는 두 발로 일어서는 호시가 부러웠어요. 그렇지만 확실하지 않으면 절대 움직이지 않는 신중한 성격의 탐이는 두 발로 일어서는 것마저 신중했죠.
창문에 설치한 해먹과 스크래처를 먼저 사용하기 시작한 것도 김호시였어요. 호시는 해먹 위에 두 발로 서서 익숙하게 발톱을 갈았고, 탐탐이는 그 장면을 물끄러미 지켜봤어요.
호시의 뒷다리 힘은 해먹-스크래처와 함께 점점 강해졌죠.
김호시는 마음이 허전한 날이면 발톱을 갈았어요. 스크래처에 발톱을 갈면 잡념은 사라지고 오직 뾰족한 발톱만이 남았었죠. 그러나 이날은 아무리 발톱을 갈아도 마음이 허전하기만 했는데... 그것은 집사가 빡빡 밀어버린 등 때문이었어요. (호무룩...)
두 발로 서서 수직 스크래처를 사용하면서 호시의 하체는 점점 강해졌고, 아름다운 뒤태를 가지게 되었어요. : )
🐯: "음... 오늘 발 핏(Fit)이 마음에 든다옹!"
등은 거짓말을 할 줄 모른다.
너그럽고 솔직하고 용기 있는 사람이_
내게 왔다가 돌아서서 가는 모습을 보면서_
나는 그것이 겉모습에_
불과했었음을 얼마나 여러 번 깨달았던가_
돌아선 그의 등이_
그의 인색함, 이중성, 비열함을_
역력히 말해주고 있었으니!
(...중략...)
뒤쪽이 진실이다!
<뒷모습 - 미셸 투르니에>
이 정도라면 믿음직한 '뒷모습'이라고 말하기에 충분해요. 충분한 믿음직함과 더불어 까맣게 짙은 뒷발허리가 도드라져 보이는 김호시의 뒷모습이에요. : )
꾸준한 단련으로 뒷다리 힘을 키운 김호시는 실생활에도 두 발 서기를 이용하기 시작했어요. 집사에게 의뢰한 프로필 사진을 컨펌할 때도 모니터 앞에 두 발로 섰고, 다양한 각도에서 사진을 바라볼 줄 아는 멋진 야옹이로 성장했어요.
애송이 시절 이불을 밟고서야 겨우 창밖을 보던 김호시는 어느새 건장한 성묘로 성장해, 뒷발을 땅에 딛고 바로 서서 창밖을 볼 수 있는 야옹이가 되었어요. 특히 이 장면은 어느 다큐멘터리에서 봤던 시베리아 호랑이 미니어처의 뒷모습을 연상시키는 까닭에 집사가 무척 좋아하는 사진이에요.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캣-바운티 헌터 협회에 소속돼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호시(오늘도 호시탐탐 #3 참조) 는 현상금 수배서를 살펴볼 때도 두 발로 서는 것을 선호하죠. 왜냐하면 앞발은 누구를 잡을지 선택할 때 사용하거든요. : )
두 발로 일어선 김호시의 옆모습은 유려한 유선형을 자랑합니다. 폭신한 털바지를 입은 듯 보이는 귀여운 모습은 김호시의 입덕 포인트에요. : )
흐트러진 걸 참을 수 없는 김호시는 '정리왕'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어요. 흐트러진 소품들을 가지런히 정리할 때도 두 발로 서고,
열린 마음을 감추지 못해 닫혀 있는 걸 모조리 다 열어버릴 때도 김호시의 두 발 서기는 늘 든든해요. 믿음직한 뒷모습과 귀여운 털바지 역시 입덕 포인트죠. : )
김호시에 비해 비교적 늦게 두 발로 선 고탐탐이는 등을 빡빡 밀어도 호시와는 달리 위화감이 전혀 없는데, 마치 퍼를 입은 뮤지컬 캣츠의 주인공 같은 자태를 자랑하죠.
장모종인 탐탐이는 호시와는 사뭇 다른 자태를 보여줘요. 호시가 좀 더 당당하다면 탐이는 좀 더 조심스러운 느낌이랄까...? 늘 부엌에서 뽀시락 거리는 소리가 나면 문 앞에서 두 발로 서서 오매불망 간식을 기다리는 탐탐입니다. : )
🥸: “고탐탐 씨. 지금 뭐하는거지?”
🐰: “아니. 나는 밖에 무슨 소리가 들리길래…”
틈만 나면 집사의 눈을 피해 문을 열고 나가는 고탐탐 씨는 집사의 불호령에도 세상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어요.
가끔 고탐탐 씨는 꼿꼿하게 서서 높은 곳을 쳐다보기도 하는데요. 정말 꼼짝하지 않고 꽤 긴 시간을 서 있기도 합니다. 과연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요?
처음 올 때 손바닥보다 조금 컸던 고탐탐이는 이제 공기청정기와 맞짱을 떠도 될 만큼 자랐어요. 장모종인 탓에 뒷모습이 호시와는 사뭇 다르지만, 그 역시 나름의 매력이 있죠.
(연작) Cat stand-ups는 표면적으로 두 발로 서 있는 야옹이들이 담긴 사진들이지만, 조금 더 깊이 들어가면 오랫동안 함께 살아온 집사에게 사진 한 장 한 장에서 에너지가 가득 느껴지는 장면들이기도 해요. : )
다모앙에 있는 모든 고양이와 집사님의 즐겁고 건강한 시절을 응원하며 다음 글에서 또 뵙겠습니다. : )
P.S
- 팔불출 집사의 개인적인 의견과 인상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까닭에 객관적인 사실은 아닐 수 있습니다.
- 일부 사진에는 픽션이 가미돼 있습니다.
- 여러 장이 이어진 이미지는 클릭하고 확대하면 조금 더 크고 선명한 이미지로 볼 수 있습니다.
[냥큐멘터리] 오늘도 호시탐탐 #목차
Simlady님의 댓글
항상 뽀송한 털바지입은 느낌의 서있는 호시와 캣츠 주인공같은 탐탐이!
이뻐요 또봐도 또이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