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냥큐멘터리] 오늘도 호시탐탐 #17 - 점핑 호시탐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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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클라인의병 117.♡.226.185
작성일 2024.11.04 10:45
분류 생활문화
515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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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6주, 302, 점핑탐탐>


여기 힘차게 바닥을 박차고 뛰어오르는 야옹이가 있어요. 구도나 노출은 어지러운 데다 점점 나이가 들어가는 집사의 느린 반사 신경 탓일까요? 점프 타이밍에 셔터를 제때 누르지 못해 초점도 맞지 않는 사진이죠. 그런데도 집사가 이 장면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다음과 같아요.


<10+246주, 302, 잘 먹고 갑니다옹.>


침대 옆에는 침대와 거의 높이가 같은 원목 수납장이 있고, 그 위에 야옹이들의 밥그릇과 물그릇이 놓여 있어요. 제한 급식하는 호시와 탐탐, 두 야옹이는 밥을 먹거나 물을 마시기 위해서 반드시 점프해야 하죠.


야옹이들과 함께하는 삶에서 ‘반드시’ 일어나는 순간은 매우 중요해요.


루틴을 만들 수 있고, 루틴을 바탕으로 야옹이와 집사 사이의 약속을 만들 수 있거든요. ‘반드시’ 일어나는 행동을 잘 기억해 두면 사진을 찍을 때 몇 초 후의 세계를 머릿속에 그릴 수가 있어요. 아주 짧은 시간이더라도 틀림없이 예측할 수 있다면, ‘일정한 형식’을 갖춘 야옹이 사진을 찍는 데 많은 도움이 돼요.


집사가 모시는 야옹이들은 사실 어떻게 사진으로 담아도 의미가 있어요. 그렇지만 일정한 형식을 정한 다음 꾸준히 찍은 사진은 기록으로서 큰 힘을 갖죠. 시간의 켜가 쌓인 기록은 비교와 대조를 할 수 있어 야옹이들의 생활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거든요. 비교와 대조를 하려면 ‘공통의 영역’이 필요한데, ‘일정한 형식’이 그 역할을 합니다. 여기서 ‘형식’은 거창한 부분은 아니에요. 같은 장소, 혹은 같은 자세가 교집합인 것만으로 충분해요.


<10+247주, 302, 점핑호시>


밥 주는 소리가 들리면 주로 거실에 있던 야옹이들이 안방 침대 위로 포~홀짝 뛰어오르죠. 침대 위에 대충 카메라를 놓아두고 어디에 맞을지 모르는 초점을 대충 맞춘 다음 한 손으로는 밥을 주고 다른 한 손으로 셔터 누를 준비를 해요. 기회는 단 한 번, 그러나 그 지점에 재미가 있어요. ‘반드시’ 점프하지만, 뛰어오르는 타이밍도 늘 다르고 프레임 밖으로 나가는 건 흔한 일인 데다가 초점도 제각각이니까요. ‘한 장의 사진’으로는 실패일지 모르지만, 이런 사진들이 모이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지기 시작해요.


앞서 <오늘도 호시탐탐>에서 보여드린 (연작) 창가의 김호시, (연작) 고양이의 시간, (연작) Cat stand-ups 같은 긴 호흡의 사연뿐 아니라 <‘사이코지만 괜찮아’가 쏘아 올린 작은 공> 같은 짧은 호흡의 사연이 그러해요.

<302, 점핑탐탐>


<점핑호시탐탐>의 문을 연 건 밥때가 되면 진지한 표정으로 점프하는 고탐탐이었어요. 사진마다 핀이 나가기 일쑤고 노출도 일정하지 않은 데다가 정돈되지 않은 구도이지만 이렇게 사진들을 모아놓고 보니 오히려 각을 잡고 담은 장면이 아니라 더 좋아요. : )


<302, 점핑호시>


밥을 먹는 야옹이가 탐탐이만은 아닐 테니 당연히 <점핑호시>도 있어요. 호시는 탐탐이 보다 식탐이 없어 덜 진지할 줄 알았는데 점프할 때 진지해지는 건 야옹이들의 공통 특성인가 봐요. 그리고 주먹을 꼭 쥔 것 같은 선명한 경계를 지닌 호시의 앞발은 털로 뒤덮인 탐탐이의 앞발과 다른 매력을 가졌어요.


<10+276주, 302, 호오오~이잉?>
<10+277주, 302, 타미이~이잉?>


집안의 가구 배치가 종종 바뀔 때가 있어요. 소품을 샀다가 취향의 실패로 당근으로 가는 일도 있지요. 이런 상황은 야옹이들의 생활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침대 옆에 있던 원목 수납함이 당근행 열차를 타는 바람에 야옹이들의 식생활에도 변화가 있었죠. 밥그릇과 물그릇의 위치가 바뀌는 바람에 <점핑호시탐탐> 시리즈는 ‘형식’을 유지하기가 힘들어졌어요. 그렇지만 당시의 경험은 집사에게 고스란히 남아서 야옹이들이 침대 위로 올라오려고 할 때를 예상하고 포착할 수가 있어요.


가장 큰 범주에 <야옹이들과 함께하는 삶>이 있어요. 일정한 형식 안에서 변주를 주는 장면들도 있지요. 좀 더 자세하게 풀어보면 형식을 갖추는 조건이 많은 것과 적은 것으로 나눌 수가 있죠. 또한 일정한 형식은 아니지만 재미있는 순간을 포착하는 때도 있어요.


집사에게 중요한 것은 ‘사진 그 자체’가 아니라 야옹이들의 처지와 사연을 관찰하고 기억하는 과정이에요. 다시 말하자면 야옹이들의 생활습성과 루틴을 파악하고 미묘한 변화를 알아차리는 과정이죠. 이 과정을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형식이 ‘사진 생활’이고 결과물로서의 ‘사진’은 그저 덤이라고 생각해요.


다모앙에 있는 모든 고양이와 집사님의 즐겁고 건강한 시절을 응원하며 다음 글에서 또 뵙겠습니다. : )




P.S

​- 팔불출 집사의 개인적인 의견과 인상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까닭에 객관적인 사실은 아닐 수 있습니다.

- 여러 장이 이어진 이미지는 클릭하고 확대하면 조금 더 크고 선명한 이미지로 볼 수 있습니다.




[냥큐멘터리] 오늘도 호시탐탐 #목차


#1 - 우리 집에 고양이가 산다.

#2 - 고양이 연쇄수면사건

#3 - 호시 운동 교실

#4 - 밤과 별과 야옹이

#5 - 창가의 김호시

#6 - 호시와 탐탐, 그리고 관계

#7 - 달과 해

#8 - 대배우 김호시

#9 - 꼬리의 역할

#10 - 고양이의 시간

#11 - 김호시의 수면 자세

#12 - 매력적인 빌런, 고탐탐 씨

#13 - 두 야옹이의 관계

#14 - 김호시 얼굴의 비밀

#15 - 야옹이와 이야기가 있는 사진

#16 - Cat Stand-u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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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 1 페이지

고양고양이님의 댓글

작성자 고양고양이 (210.♡.178.185)
작성일 11.04 13:52
냥큐멘터리 잘봤습니다

SIM_Lady님의 댓글

작성자 SIM_Lady (220.♡.172.6)
작성일 11.07 15:09
호오오오이~ ㅋㅋ 앙다문 앞발과 진지한 표정들 ㅎㅎ

클라인의병님의 댓글

작성자 클라인의병 (117.♡.226.185)
작성일 11.08 08:44


평소에는 허당미가 뿜뿜하는데 점프를 하면 왜 진지한 표정을 지을까요? : ) 100%입니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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