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냥큐멘터리] 오늘도 호시탐탐 #19 - Magic Hammpck Ride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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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냥큐멘터리 <오늘도 호시탐탐 #9> 마지막에 등장했던 사진이에요. 해먹 위에서 햇살을 즐기는 김호시를 한참이나 보고 있던 순간이죠. 호시 꼬리에는 햇빛이 떨어지고, 집사 눈에는 꿀이 떨어졌던 집사가 무척 아끼는 장면이에요. : )
오늘은 해먹 위에서 누구보다 자유로운 야옹이. 해먹왕. 해먹-라이더(Hammock-Rider) 김호시를 소개할까 해요.
이즈음 야옹이들의 습성을 열심히 공부하던 대장님과 집사는 한 가지 고민이 있었어요. 바로 ’어떻게 하면 좁은 집에서 야옹이들이 수직-세계를 경험할 수 있을까…?’였죠. 고심 끝에 창문에 설치하는 해먹을 떠올렸고, 설치하기가 무섭게 해먹 생활에 빠르게 적응한 김호시는 집사를 무척 뿌듯하게 만들었어요.
“김호오시~이…?”
해먹 위에서 햇살을 즐기는 김호시를 본 집사는 깜짝 놀라며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어요. 집사가 모시는 야옹이는 온데간데없고, 인어묘어(猫魚) 공주 김호시가 감쪽같이 앉아 있었거든요. 참고로 묘어 자세는 해먹 타기 고급 과정에 속하는 자세에요.
해먹 위에서 뒷다리를 쭉 편 채 납작하게 눕는다는 건 보기보다 쉬운 일이 아니에요. 허공에 매달려 있는 해먹에 자기 몸을 맡기는 담력과 뛰어난 균형감각이 필요하거든요. 누운 채로 몸을 돌려가며 햇볕에 몸을 굽는 김호시에요. 눕방 라이브 BJ 김호시의 자유로운 모습에 집사는 열혈 시청자가 되죠.
처음부터 해먹 타기 고급과정 기술을 뽐낸 호시와는 달리 매사에 신중한 고탐탐이는 해먹 위에서도 기본자세에 만족하는 눈치였어요.
해먹 위에서 누구보다 자유로운 김호시는 해먹에 자기 몸을 맡긴 채 ‘거꾸로 집사에게 손 흔들며 인사하기’, ‘해먹 위에서 가슴 운동(벤치 프레스)하기’ 같은 해먹 타기 고급과정에 해당하는 자세마저 너끈히 해내 버렸죠.
지금부터 김호시가 해먹 타는 과정을 보여드릴게요. 사진과 글을 보시기 전에 BGM으로 자우림의 <매직 카펫 라이드*>를 추천합니다.
햇살이 좋은 날. 빛이 창유리를 알맞게 투과하는 때가 해먹 타기 제격인 시간이죠. 먼저, 점프해서 착지할 때의 충격과 무게를 충분히 견디도록 해먹의 흡착판이 유리에 잘 붙었는지 꼼꼼히 점검합니다. 흡착판이 약하게 붙어 있으면 그대로 낙하해 버리니까요. 물론 집사도 틈나는 대로 확인하는 부분이에요.
다음은 햇볕을 즐길 수 있는 해먹의 적당한 각도를 고민합니다. 대체로 평평한 각의 해먹을 선호하지만, 해먹 앞쪽을 살짝 들어주는 것도 나름의 장점이 있어요. 누웠을 때 몸이 자연스럽게 창유리에 닿게 되거든요. 햇볕의 따뜻함은 유지한 채 유리의 시원함도 함께 느낄 수가 있죠. 마치 에어컨을 틀어 놓고 이불을 덮는 호사스러움 같달까요?
눈대중만으로 살펴보는 건 전문가의 자세가 아니죠. 앞발을 뻗어 직접 해먹을 만져보고 적절한 각을 확인합니다. 만화 <원피스.OnePiece>에서 주인공 루피는 바다에서 가장 자유로운 녀석이 ‘해적왕’이라고 말하죠. 해먹을 다루는 솜씨가 으뜸인 김호시는 해먹 위에서 가장 자유로운 야옹이에요. ‘해먹왕’이라고 별호가 참말로 어울리는 녀석이에요. : )
날렵한 몸매와 왕성한 운동 능력을 상징하는 이 사진은 집사가 무척 아끼는 사진이에요. 오랫동안 집사 손전화의 잠금화면을 담당하고 있어요.
‘Top-Down’으로 떨어지는 빛, 쭉 뻗은 앞발에서 머리를 지나 꼬리 끝까지 이어지는 아름다운 ‘호’는 기하학적 아름다움을 뽐내죠. 수직-세계의 경험을 위해 설치한 해먹과 호시가 수직으로 서 있는 모습이 집사의 의도를 완벽하게 반영하는 까닭에 (연작) Cat Stand-ups를 대표하는 사진이기도 해요.
꼼꼼하게 안전을 확인했으니 이제는 해먹-라이딩을 즐길 차례에요. 온 우주의 추진력을 뒷다리에 모아 해먹으로 뛰어 오릅니다.
해먹 위로 무사히 올라왔어요. 자기 무게를 지탱하는 해먹 끈이 튼튼한지 확인할 차례에요. 유리창 전체로 들어오는 햇빛을 온몸으로 받으며 해먹과 유리창의 체결 부위를 점검하죠.
해먹왕 김호시는 역시나 노련해요. 해먹을 타는 모든 과정에 군더더기가 없죠.
마침내 해먹에 엎드린 김호시입니다. 꼬리와 앞발은 중력에 의지한 채 따스한 햇볕이 들어오는 차가운 창유리에 몸을 뉘어요.
계절이 바뀌고 여름 더위가 찾아왔어요. 김호시는 배털을 살짝 남기고 등-빡빡이 야옹이가 됐어요. 겨울용 해먹을 여름용 망사 해먹으로 교체하고 꼼꼼하게 점검합니다.
그동안 해먹 타기 지도자 과정을 이수한 김호시는 탐탐이에게 안전하고 올바르게 해먹 타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호시가 보기에 기본자세만 고수하는 탐탐이는 아직 해먹 타기가 얼마나 재미있는지 모르는 것처럼 느껴졌으니까요.
날은 몹시 더웠지만, 호시는 탐탐이를 위해 최선을 다했죠. : )
집고양이에게 ‘수직-세계’를 경험하는 일은 무척 중요하다고 해요. 당시만 해도 집이 좁았던 탓에 캣타워나 하늘 계단 같은 환경은 갖출 수가 없었죠. 궁여지책으로 마련한 아이템이었지만 김호시는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해먹에 적응했어요. 이즈음의 사진들을 꺼내 볼 때면 묘한 감정이 교차합니다. 뿌듯함과 고마움, 신나게 달리는 느낌까지 들면서 장면 하나하나가 떠올라요.
세월이 흘러 고탐탐 씨도 해먹 타기 응용 자세를 할 수 있게 됐어요. 왼쪽에 꼬리만 안 보였어도 어느 발이 앞이고 뒤인지 모를 뻔한 이 장면은 한껏 늘어지는 오후 시간. 지구 밖 우주까지는 아니더라도, 작지만 전부인 세계에서 펼쳐지는 해먹 타기 <게걸음 유영 자세>에요. 탐탐이의 시그니처 자세죠.
야옹이 사진은 다른 사진 작업과는 달라요. 참신한 아이디어를 구현하기보다는 평소 야옹이들의 습성과 생활방식을 관찰하고 예측하는 작업이라 긴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죠. 물론 대부분의 사진은 야옹이들의 '귀여움'으로 포장돼 집사에게 어느 정도 만족감을 주지만, 사진이란 미디어를 무척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마음에 드는 사진을 만나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에요. 냥큐멘터리 <오늘도 호시탐탐>은 야옹이들과 함께하는 삶을 기록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지만, 가끔 카메라를 든 제 의도와 장면 속 야옹이들이 던지는 의미가 일치하는 순간을 마주할 때면 집사로서의 보람을 넘어서는 느낌을 받아요. : )
호시와 탐탐이의 건강한 묘생을 바라며 제 나름대로 의도와 의미가 일치한 순간의 사진 몇 장을 앨범에서 꺼내 봅니다.
다모앙에 있는 모든 고양이와 집사님의 즐겁고 건강한 시절을 응원하며 다음 글에서 또 뵙겠습니다. : )
P.S
- 팔불출 집사의 개인적인 의견과 인상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까닭에 객관적인 사실은 아닐 수 있습니다.
- <오늘도 호시탐탐 #19>는 팩트와 픽션 사이를 왕래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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