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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큐멘터리] 오늘도 호시탐탐 #25 - 뾰족하고 보드라운 졸음.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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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클라인의병
작성일 2025.03.02 18:43
분류 생활문화
385 조회
3 추천

본문

<10+135주, 203, 뾰족하고 보드라운 잠>


고탐탐이의 숨은 매력 포인트는 뾰족한 귀 너머에 있는 더 뾰족한 털이에요. 잠이 든 탐탐이 곁에 가까이 다가가 카메라 반셔터를 살짝 눌러요.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는 건 상당히 깊은 잠에 빠졌다는 뜻이에요. 느긋하고 무던한 호시에 비해 예민 그 자체인 탐탐이는 생김새만큼이나 뾰족한 성격의 야옹이예요. 뾰족한 고탐탐이의 깊은 잠을 집사는 “뾰족하고 보드라운 잠”이라고 불러요. 분명히 잠이 든 것처럼 보여 사진을 찍으려고 하면 경계를 하거나 언짢은 내색을 내보이는 까닭에 탐탐이의 깊은 잠은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보드라워요. : )


<10+64주, 203, 끝없이 펼쳐진 잠평선>


야옹이들이 익숙하고 편안하게 여기는 장소. 이를테면 오후 햇살로 적당히 데워진 침대 위에는 종종 길게 늘어진 잠평선이 목격되곤 해요. 야옹이들을 사진으로 담는 건 난도가 꽤 높은 일이죠. 많은 연습과 인내의 시간이 필요해요. 그나마 초급자(?)가 시도해 봄 직한 장면은 야옹이들이 자고 있을 때예요. 야옹이들의 수면 자세는 집사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줘요. 집사와의 유대감, 적응력이나 성격을 보여주는 동시에 집사의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하죠.


<10+3주, 203, 잠호시의 별나라 여행>


창문과 태양의 각에 따라 침대에는 햇살-네모가 자리하죠. 오산에서 대구로 전입 신고하고 3주 만에 김호시는 침대-메커니즘을 습득했어요. 일광욕하며 낮잠 자는 호시에요. 입에 별을 물고 태어난 호시는 유독 별 모양과 관계된 사진이 많아요.


<10+121주, 203, 간식 농성을 하다 깜빡 잠이 든 탐탐>


집에 있으면서 어디선가 시선이 따갑게 느껴질 때가 있죠. 십중팔구는 탐탐이의 눈빛이에요. 무언가를 집요하게 요구하는 눈빛이죠.


🥸: “탐아. 집사 문 열고 나가야 하는데 거기서 좀 비켜줄래?”

🐰: “간식을 주기 전에는 한 발짝도 못 나갈 것이야옹!”

🥸: “아니, 간식이고 뭐고 다 문밖에 있는데 일단 내가 나가야…”

🥸: “탐아? 탐이? 탐탐??”

🐰: “커어어어…💤💤💤”


간식 농성을 하다가 잠이 드는 탐탐이의 모습은 진지한데 엉뚱해서 귀엽죠. 성격만큼 뾰족한 눈빛과 보드라운 털바지의 조합은 집사의 심장에 무척 해로워요.


<10+264주, 302, 새 침대가 마음에 드는 호시>


대장님의 취향을 저격하는 빈티지 테이블이 왔어요. 조립을 마치고 방에 가져다 두니 김호시 마음에도 쏙 들었나 봐요. 테이블 위에 올라간 호시는 금세 깊은 잠이 들었어요. 야옹이가 작은 소리나 인기척에도 개의치 않는다는 건 제법 시간을 확보했다는 뜻이에요. 호시와 테이블, 직선과 곡선이 어울리는 구도를 찾던 집사는 마음에 드는 장면을 만나요. : )


<10+283주, 302, 크게 라디오기지개를 켜고 잠호시.💤🐯>


알람이 울리지 않는 토요일은 모두가 늦잠을 자는 날이에요. 시각은 정오를 훌쩍 넘었어요. 더 누워 있자니 몸이 찌뿌둥 거릴 지경이라 환기도 할 겸 느지막이 창문을 열었어요. 차가운 바깥 공기와 따뜻한 햇살이 방안을 비춰요. 거실에서 잠을 자던 김호시가 어슬렁거리며 방으로 들어오더니, 햇빛이 떨어지는 옷장 앞에 누웠어요.


결과물로 보는 사진보다 집사에게 더 즐거움을 주는 건 이러한 장면이 만들어지는 과정이에요. 시간에 쫓기지 않는 주말 오후. 적당한 상쾌함과 온도의 공기에 마침 야옹이가 들어와 누워요. 호시가 자리 잡은 곳은 보통 장소가 아니에요. 집사의 기분을 이미지로 구현한다면 딱 그러한 모습의 장소에요. 적당한 거리에 있는 바닥에 카메라를 놓아요. 마치 사진을 찍으라는 듯한 눈빛으로 집사를 쳐다보던 호시는 충분히 햇빛을 즐겨요. 그런 다음 크게 기지개를 켜고, 가장 느긋한 자세로 낮잠을 청하죠. 카메라가 바닥에 놓여 있던 시간은 3분 남짓이지만, 집사만의 시간 감각 안에서는 꽤 길게 느껴지는 순간이에요. 사진을 보고 사진 찍을 당시의 분위기를 불러오는 장면은 흔치 않죠.


‘좋은 사진’에 관한 개별적인 정의에요.


<(좌) 10+249주 / (우) 10+286주, 302, 럭비공과 납작어묵 모양의 털복숭이>


캣초딩과 아꺵이 시절을 지나는 동안 엄청난 활동량과 에너지는 점점 줄어들고, 청년기를 지나면 야옹이들의 사진도 동적인 것에서 정적인 것으로 변해가요. 야옹이들의 생활패턴은 꽤 단순해서 익숙해지면 점점 사진을 찍는 횟수도 줄어들기 마련이에요. 그런 까닭에 아주 작은 차이를 발견해 사진에 이야기를 담도록 노력하죠.


탐탐이는 잠이 들었다고 생각할 때도 집사의 인기척을 잘 느끼는 편이라서 깊은 잠이 아니면 수면 사진도 쉽지 않아요. 37주간의 시차를 두고 비슷하지만 다른 수면 자세를 기억해 두었다가 이렇게 이어봅니다.


<10+277주, 302, 너와 나 - 우리가 만나는 순간>


창을 등지고 책상에 앉아 있었어요. 목이 말라 부엌에서 물을 마시고 들어오는데 창을 마주 보게 되었어요. 분명 방 안에서 함께 있었던 호시가 그제야 보이더라고요. 커튼을 반쯤 투과한 햇빛이 부드럽게 떨어지는 곳에 세상 보드랍게 김호시가 자고 있었어요. 사진으로 담기 전에 장면이 주는 인상과 사진으로 담은 후에 장면이 보여주는 질감이 거의 일치해서 마음에 드는 호시 사진이에요. 비록 개인적인 취향이지만요.


사진이란 미디어는 태생적으로 프레임의 한계에 부딪치기 마련입니다. 사진 속에 있는 관계체와 사진 밖에 카메라를 들고 있는 존재는 필연적으로 이어져 있지만, 그 둘을 자연스럽게 연결해 인식하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에요. 또한 오감의 영역에서 특정 부분만을 시각적으로 잘라냈으므로 사진 찍을 당시의 분위기는 사라지기가 다반사에요.


사진을 찍을 때, 그리고 사진을 볼 때 프레임 안에만 머무르기 쉬운 여러 감각들을 사진 밖으로 꺼내려고 늘 고민해요. 특히 야옹이들 사진은 더 그렇죠. 우리의 사진은 프레임 안의 야옹이와 프레임 밖의 집사가 만듭니다. 사진 안에는 야옹이만 있지만, 사진 밖에는 집사도 있어요.


어떤 사진에는 귀엽거나 예쁘거나 혹은 못생겨진 야옹이뿐만 아니라, 당시 내 느낌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죠. 쉽게 찾아오는 순간은 아니에요. 야옹이와 집사, 너와 나, 우리가 만나는 순간이에요. : )



다모앙에 있는 모든 고양이와 집사님의 즐겁고 건강한 시절을 응원하며 다음 글에서 또 뵙겠습니다. : )




P.S

​- 팔불출 집사의 개인적인 의견과 인상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까닭에 객관적인 사실은 아닐 수 있습니다.

- 여러 장이 이어진 이미지는 클릭하고 확대하면 조금 더 크고 선명한 이미지로 볼 수 있습니다.




[냥큐멘터리] 오늘도 호시탐탐 #목차


#1 - 우리 집에 고양이가 산다.

#2 - 고양이 연쇄수면사건

#3 - 호시 운동 교실

#4 - 밤과 별과 야옹이

#5 - 창가의 김호시

#6 - 호시와 탐탐, 그리고 관계

#7 - 달과 해

#8 - 대배우 김호시

#9 - 꼬리의 역할

#10 - 고양이의 시간

#11 - 김호시의 수면 자세

#12 - 매력적인 빌런, 고탐탐 씨

#13 - 두 야옹이의 관계

#14 - 김호시 얼굴의 비밀

#15 - 야옹이와 이야기가 있는 사진

#16 - Cat Stand-ups​

​#17 - 점핑 호시탐탐

#18 - 난장과 옷장

#19 - Magic Hammpck Ride_*

#20 - 시청자

#21 - 포즈(pose)

#22 - 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

#23 - 첫눈

#24 - 사물의 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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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 1 페이지

엘퀴니스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엘퀴니스
작성일 03.08 13:57
쓰담쓰담 하고 싶네요 귀요미들 ㅎㅎ

클라인의병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클라인의병
작성일 03.09 17:09
@엘퀴니스님에게 답글 털복숭이들 쓰담쓰담하면 정말 기분이 좋죠. 다행히 털복숭이들도 좋아해 줍니다. : )

꿈꾸던그날까지님의 댓글

작성일 03.10 15:07
너무나 귀엽고 여유로운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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