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냥큐멘터리] 오늘도 호시탐탐 #33 - 방비와 무방비
클라인의병

Lv.1 클라인의병 (117.♡.226.185)

2025년 10월 30일 PM 09:20 · 수정됨(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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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2주, 203, 자세에서 드러나는 성격>


여기 두 야옹이가 있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있는 집사를 보고 있어요. 재미있는 장면을 마주할 때 집사는 셔터를 누르면서 새어 나오는 웃음을 간신히 참습니다. 이 사진이 마음에 쏙 드는 이유는 사진에 있는 호시와 탐탐, 두 야옹이의 자세가 각자의 성격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까닭입니다. 성격대로 고탐탐이는 흐트러짐 없이 꼿꼿한 자세로 앉아 있고, 김호시는 자유분방하게 누운 것도 모자라 골반마저 활짝 열려 있어요.


<10+42주, 203, 움직이지 않는 묘(猫)와 움직이는 묘(猫)>


탐탐이는 늘 방비 태세입니다. 집사의 스킨십을 좋아하고, 집사가 양치, 혹은 눈꼽을 떼기 위해 핸들링한다는 것을 알지만, 자기가 원하는 때여야만 하죠. 집사의 움직임을 늘 꼼꼼히 살피고, 집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을 숙지하길 원해요.


반면에 호시는 묘생 내내 무방비가 아니었던 적이 없는 야옹이예요. 세상 낙천적인 성격은 말할 것도 없고, 모든 종류의 스킨십을 좋아해요. 집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궁금할 때도 있지만, 알아내는 일은 탐탐이에게 맡기고 유유자적하게 살아가죠.


<(좌) 10+319주, 302, 살짝 긴장이 풀려 자연스러운 탐탐 / (우) 10+270주, 302, 살짝 긴장해서 자연스러운 호시>


두 야옹이가 모두 좋아하는 소파에요. 재미있는 점은 늘 방비 태세인 탐탐이는 살짝 긴장이 풀리면 오히려 자연스러운 모습이 드러나고, 호시는 조금 긴장할 때 되려 자연스러운 모습이죠.


<10+261주, 302, (좌) 무방비 김호시 선생 / (우) 방비 고탐탐 선생>​


무방비 김호시방비 고탐탐이에 관한 구체적 경험은 위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집사가 호시와 탐탐이를 보는 평소 느낌이 딱 이래요. : ) 두 야옹이를 통해 집사의 삶은 방비와 무방비 사이의 긴장감 속을 오고 감을 깨달아요.


<10+162주, 203, 호시야? / 집사야. 뭐하냥? / 메롱 호시>


의자 위에 올라간 호시가 인심 좋게 찹쌀떡을 두 개나 준 날. 카메라를 들고 의자 밑으로 들어가서 조용히 셔터를 누릅니다. 애를 쓰는 집사를 딱하게 여기는지 메롱도 한 번 날려주네요. : ) 호시를 사진으로 담을 때는 셔터에도 긴장감이 없어요.


처음에는 이러한 장면을 우연히 만나는 거로 생각했어요. 그런데 호시와 함께하면 꽤 자주 만나는 장면이에요. 어쩌면 호시의 무방비한 특성이 집사를…, 아니 우리를 이러한 상황으로 데려오는 게 아닐까, 추측하고 있어요. : )


<(좌) 10+41주, 203, 방비-방비 / (우) 10+318주, 302, 방비-무방비>


기분 좋은 긴장감을 몸에 두르고 있는 탐탐이를 보면 집사 역시 마음가짐을 방비하게 돼요. 탐이를 사진으로 담을 때는 집사도 마음의 채비를 단단히 합니다. 왜냐하면 탐탐이 사진은 귀한 데다가 그마저도 사진이 실물보다 못할 때가 많거든요.


왼쪽 사진은 해먹 위에서 식빵 자세를 하며 창밖을 바라보는 탐탐이를 쳐다보며 찍은 장면이에요. 탐이가 혹여나 집사를 내려다볼까 봐 조심조심 셔터를 눌렀어요. 방비한 탐탐이방비한 집사가 담은 거죠. 오른쪽 사진은 외출할 때 만난 장면이에요. 집을 나설 때는 야옹이들에게 꼭 인사를 하거든요.


“탐아. 집사 잠깐 나갔다가 올게.”


부엌문을 스르륵 닫는데 탐이가 살짝 고개를 들면서 집사를 쳐다봤어요. 문을 닫던 집사는 순식간에 무방비 상태가 됐어요. 하트 뿅뿅 눈이 된 집사가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동안 다행히도 탐탐이는 자세를 유지했어요. 아마도 탐탐이는 허둥지둥하던 집사를 분명 알아차렸겠죠?


집사의 의무를 다하고자 늘 마음가짐을 굳게 하지만, 동시에 야옹이들은 끊임없이 집사의 마음을 무장해제 하는 존재죠. 탐탐이가 집사를 무장해제 시키는 방식은 늘 순식간에 일어나요. : )


<10+314주, 302, “가끔 나도 멀쩡(?)하고 싶을 때가 있어. 집사야…”>


가끔 김호시도 진지해질 때가 있어요. 하지만 호시의 진지함은 탐이와는 달리 집사에게 어떠한 긴장도 주지 못해요.


왜냐하면…


<(좌) 10+282주 / (우) 10+313주, 302, 일상의 김호시>


평소 김호시는 무방비 상태로 지내거든요. 잠깐 진지하다가도 이내 어떤 긴장도 없는, 활짝 열린 마음의 낙천적인 김호시로 돌아오기 때문이죠. 이런 모습 때문인지 호시를 마주하는 집사의 마음 역시 무방비해요.


야옹이의 성격은 평소 행동이나 자세에 고스란히 투영되나 봐요. 김호시는 가만히 있기만 해도 집사를 너털웃음 짓게 해요. 그래서 호시 사진이 더 많은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좌) 10+294주, 302, 빈틈없는 눈빛 / (우) 10+22주, 203, 집사야. 나도 가끔 녹을 때가 있다옹>


카펫 위에 누워 있는 야옹이는 집사의 단골 사진 소재입니다. 탐탐이는 누워 있을 때도 빈틈을 찾기가 힘들죠. 또랑또랑한 탐탐이의 눈빛은 호시의 무방비함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어요. 하지만 늘 빈틈이 없을 순 없죠. 가끔은 탐탐이도 녹아요. : )


<10+302주, 302, 집사의 수비벽이 느슨해진 틈을 탄 호시>


(탐탐이보다) 더 느리게 움직일 것, 이왕이면 가만히 있는 것이 삶의 바탕인 호시가 굉장한 의욕을 보일 때가 있어요. 바로 옷장 문이 열린 순간이죠. 보통은 집사의 강력한 수비벽에 되돌아가는 경우가 많지만, 집사가 잠깐이라도 한눈을 팔면 쏜살같이 옷장으로 들어가요. : )


들어가기 전에는 제지하지만 일단 들어가면 보상 개념이랄까요? 그냥 두고 신난 호시를 봅니다. 그래서 옷장 사진은 뒷모습이 많아요.


<10+317주, 302, 빈 틈을 타 좁은 틈을 공략하는 호시>​


야옹이들은 너무 좁아서 들어갈 수 있을까 싶은 곳을 사실은 더 좋아하죠. 옷장에 들어간 호시 모습은 집사에게는 대단히 상징적인 장면이에요. 무방비한 호시집사의 무방비와 만나 이뤄진 순간이니까요.


야옹이들이 살아가는 환경은 거의 일정하고 대단한 변화가 없는 터라 야옹이들의 사진도 사실 비슷할 때가 많아요. 비슷함은 자칫 지루함으로 연결되기가 쉬운데요. 장면에 구체적 경험을 녹이고 이야기를 담으려 노력하면 비슷한 가운데 조금씩 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어요.


<10+318주, 302, 꼬리 찍고 턴>


김호시의 매력 포인트인 꼬리를 찍는데 예상치 못한 턴이 있었어요. 이런 순간에 집사는 당황하지 않고 셔터를 한 번 더 누르죠. 셔터를 누른 후 약간의 기다림은 방비의 제1요소에요.


<10+307주, 302, 장면기억, 오동통한 뒷모습>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용어 중에 “장면 기억”이란 말이 있습니다. 사진을 꾸준하게 찍다 보면 인상 깊은 장면을 만나게 되죠. 이런 장면을 만날 때 잊지 않고 잘 기억해 두면 다음에 비슷한 장면을 만났을 때 실제로 구현될 때가 많아요. 호시의 오동통한 뒷모습은 필연적으로 귀여움으로 연결돼요. 왼쪽과 같은 장면을 만나면 카메라를 든 집사는 마음의 방비를 단단히 합니다.


약간의 기다림이 지루하지 않고 즐길 줄 안다면, 오른쪽 사진과 같은 장면을 만나게 되더라고요. : )


누군가에겐 똑같은 꼬리 사진들일지도 모르지만, 집사에게는 ‘뒷모습’이란 카테고리에 각기 다른 이야기가 가득한 사진이에요.


<10+309주, 302, 쿨쿨한 안녕>


‘화알짝’까진 아니지만 자유로운 골반을 뽐내며 자는 김호시입니다. 까슬까슬한 여름 홑이불은 호시에게 최적의 수면 장소에요. 이쯤 되면 다들 눈치챘겠지만 물론 무방비 상태고요. 집사가 카메라를 들어도 자는 호시는 깨는 법이 없죠.


김호시의 수면 자세에 반한 집사는 한 장의 사진을 찍어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반 셔터를 누른 채 ‘어떤 움직임’을 기다려 봅니다. 그때였어요. 마치 집사에게 “안녕”이라고 손을 흔드는 것처럼 앞발이 살짝 들리는 게 아니겠어요? 그다음은 셔터를 가볍게 누를 뿐…!


오늘날 고양이를 모시는 대다수 집사는 고양이의 지나친 귀여움과 사각에서 훅 들어오는 엉뚱함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죠. 저 역시 호시와 탐탐이와 함께 살아가며 심장에 치명적인 여러 위협을 물샐틈없이 방비해 보지만, 역시나 역부족임을 살짝 고백해 봅니다. : )



늘 그렇듯이 냐옹이당에 있는 모든 고양이와 집사님의 즐겁고 건강한 시절을 응원하며 다음 글에서 또 뵙겠습니다.




P.S

​- 팔불출 집사의 개인적인 의견과 인상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까닭에 객관적인 사실은 아닐 수 있습니다.

- 고탐탐이는 2025년 7월 28일, 10+424주 간의 지구별 여행을 마치고 고양이별로 돌아갔습니다.




[냥큐멘터리] 오늘도 호시탐탐 #목차


#1 - 우리 집에 고양이가 산다.

#2 - 고양이 연쇄수면사건

#3 - 호시 운동 교실

#4 - 밤과 별과 야옹이

#5 - 창가의 김호시

#6 - 호시와 탐탐, 그리고 관계

#7 - 달과 해

#8 - 대배우 김호시

#9 - 꼬리의 역할

#10 - 고양이의 시간

#11 - 김호시의 수면 자세

#12 - 매력적인 빌런, 고탐탐 씨

#13 - 두 야옹이의 관계

#14 - 김호시 얼굴의 비밀

#15 - 야옹이와 이야기가 있는 사진

#16 - Cat Stand-ups​

​#17 - 점핑 호시탐탐

#18 - 난장과 옷장

#19 - Magic Hammpck Ride_*

#20 - 시청자

#21 - 포즈(pose)

#22 - 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

#23 - 첫눈

#24 - 사물의 쓰임

#25 - 뾰족하고 보드라운 졸음. 잠

#26 - 표정 속에 산다.

#27 - 틈. 사이. 빼꼼.

#28 - 꼬리가 길면 (호시가 눈에) 밟힌다

#29 - 뜻밖의 장면

#30 - 봄. 야옹이를 봄. 야옹이가 봄.

#31 - 나는 하품하는 고양이

#32 - 둘이라서 다행이야




댓글 (1)

  • B

    beneon Lv.1

    25.10.30 · 1.♡.215.232

    귀엽네요. 성격에 따라 이렇게 포즈가 차이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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